국정 역사교과서 대표 필진으로 초빙된 최몽룡(69ㆍ고고미술사학과) 서울대 명예교수는 4일 집필진 참여 이유에 대해 “역사에 대한 애착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정화 교과서를 반대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다수의 우(愚)”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자택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정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한다”며 “믿을 수 있는 필자 중에 내가 포함됐고 맡은 이상 정부를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앞서 최 교수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의 기자회견장에 배석할 예정이었지만 제자들의 만류로 불참했다. 최 교수는 “제자들 30~40명이 새벽부터 전화가 와 만류하기 시작했고, 몇몇은 아침부터 찾아와 나서지 말라고 말리는 바람에 배석하지 못했다”며 “강인욱(경희대 교수)군이 우리 집에 찾아와 가지도 말고 (교과서 집필에 참여) 하지도 말라고 막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일부 언론에서 나를 친일 역사학자라고 표현했지만 누구보다 진보적인 역사학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친일사학자로 알려진) 이병도 선생의 제자가 아니다”며 “식민지사관을 배척할 뿐 아니라 사료를 근거로 귀납법적인 역사 서술을 중요시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데 대해서는 “다수의 우(愚)”라는 표현을 써 가며 정부를 두둔했다. 그는 “주변에서 ‘옛날 국사교과서 쓰던 사람은 권위가 있던 사람들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하는 말들이 있다”며 “지금 정부도 국사교과서를 그런 사람들에게 맡길 수 있겠느냐는 생각인 거 같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 집필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 최 교수는 “역사에 있어서 정치 논리는 있을 수 없다”며 “일각에서 필진들을 정부의 하수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만 내가 책임지고 만들 각오를 하고 있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또 “좋은 교과서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사료에 근거해 쓰여진 책”이라며 “집필하게 될 교과서가 우려할 만한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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