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경제민주화·민생안정 특위' 신설… 10일 본회의
새정치민주연합이 6일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규탄하는 농성을 풀고 9일부터 국회 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8일 회동에서 경제민주화·민생안정 특위를 신설하고 10일 본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의사일정에 합의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농성 중단과 등원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정기국회 일정 전면 정상 가동에 뜻을 모으고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열어 향후 의사 일정과 의제 등을 논의한다. 그러나 이종걸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은 정부ㆍ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포기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전격적으로 국회 정상화를 선언한 것은 국회 파행이 길어질 경우 민생을 외면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교과서 국정화 정국의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한 이중포석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들이 민생과 교과서 국정화 이슈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길은 역사국정교과서를 즉각 중단하고 야당과 대화하는 길밖에 없다”며 “야당과 함께 힘을 모으고 국민을 통합하는 것만이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야당이 보이콧하더라도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은 30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심사를 끝내지 못하면 정부 원안대로 다음달 2일 자동 처리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예산심사라는 권리를 포기하게 되는데다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나설 것이 뻔한 상황에서 여당 좋은 일 시킬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예산안 심사와 관련, “야당 없이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예결위 심사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다시 여야 협상을 통해 그 기간을 보장받고 예산이 어떻게 쓰여야 할지 심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내에서는 교과서 국정화 정국을 최소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강경 일변도의 투쟁은 적절치 않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져 왔다.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철야 농성에 대해 여론 조사에서도 야당으로서 할 만한 일을 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고, 국정화 반대 여론이 더 커지고 있는 지금 (농성을) 접는 게 좋다는 게 의원들의 생각”이라며 “국회에서는 입법과 예산 심의를 통해, 국회 밖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여론전을 통해 국정화 이슈를 계속 끌고 가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야당은 예산 심사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국정교과서 추진과 결정 과정의 예비비 편성 등 쟁점에 대해 황우여 교육부 장관 등을 상대로 강하게 따져 묻겠다는 방침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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