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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역설’… 고령일수록 적당히 비만해야 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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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역설’… 고령일수록 적당히 비만해야 장수

입력
2015.11.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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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김신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50대 이상 연령에서는 비만이 저체중보다 건강에 도움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신곤(사진)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팀이 2002~20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 중 30세 이상을 조건으로 100만 명을 추출해 표본 코호트를 만들어 질병과 건강행태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서다.

연구팀은 비만에 의해 생기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의 체질량지수(BMI)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사망위험률(HR)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과체중(BMI 수치 23~24.9) 환자의 사망위험률을 1로 했을 때, 중등도 비만 환자의 사망위험률은 0.86배 낮은 반면 저체중(BMI 수치 18.5 미만) 환자의 사망위험률은 2.24배 높았다.

30~49세, 50~69세, 70세 이상의 세 그룹으로 연령대를 나눠 조사한 결과에서는 30~49세 연령층의 경우 BMI에 따른 사망위험률이 저체중 환자 1.38, 고도비만(BMI 수치 30~32.4) 환자 1.39로 체중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50세 이상 연령층의 경우 저체중 환자의 사망위험률은 2.9로 과체중 환자에 비해 3배가량 높았지만, 고도비만 환자의 사망위험률은 1.2로 비교적 높지 않았다. 70세 이상 연령층에서도 고도비만 환자의 사망위험률은 0.81이었다.

또 현재 국내 비만 인구와 비만 관련 질병은 늘고 있지만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은 감소 추세여서, 비만 관련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치료와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교수는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이므로, 일반적으로 비만이라면 만성 질환으로 더 빨리 사망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오히려 비만 때문에 본인 질병과 건강상태를 조기에 진단, 치료하므로 사망위험률이 더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고령층에서 ‘비만의 역설’이 두드러진 것은 근육량과 지방이 치명적인 질환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라며 “적정한 몸무게는 좋은 영양상태와 근육량을 반영하므로 중장년층은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게 건강에 좋다”고 했다. 그는 또 “BMI 18.5 미만 저체중 그룹은 심혈관계질환, 암 등에서 가장 높은 사망 위험을 보였다”며 “지방이 적당히 있어야 좋은 면역세포가 만들어지며 외부 저항능력을 키울 수 있는데, 다만 살을 찌우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을 늘리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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