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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악어가 감시하는 교도소 건설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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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악어가 감시하는 교도소 건설추진

입력
2015.11.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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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떼
악어떼

마약 범죄로 골치를 앓는 인도네시아가 ‘악어 교도소’를 구상 중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0일 보도했다.

부디 와세소 인도네시아 마약단속국장은 최근 “사형 등 중형을 선고 받은 마약 사범들을 구금시킬 수 있는 특별한 형태의 교도소를 정부 차원에서 구상 중”이라며 ‘팻 프로젝트’ 내용을 밝혔다. 섬에 교도소를 짓고 그 주변에 악어 같은 파충류를 대거 풀어 놓음으로써, 탈옥 및 2차 범죄가 불가능한 ‘범죄 철옹성’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당국은 많은 섬들 중 최적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와세소 국장은 “새 교도소에 가장 포악한 종류의 악어를 가능한 한 많이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영화 007 시리즈 '죽느냐 사느냐(Live or Let die,1973'에서 주인공 로저 무어가 악어떼 등을 밟으며 사지를 탈출하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 동영상 캡쳐
미국 영화 007 시리즈 '죽느냐 사느냐(Live or Let die,1973'에서 주인공 로저 무어가 악어떼 등을 밟으며 사지를 탈출하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 동영상 캡쳐

007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번 발상은 인도네시아 당국의 고민에서 비롯됐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마약 사범에 대해 총살형 등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법률을 집행 중이다. 올 4월에도 마약 사범 7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 국제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마약 범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마약 범죄자들의 사형은 어쩔 수 없는 정부 조치”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부디 와세소 인도네시아 마약단속국장이 '펫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부디 와세소 인도네시아 마약단속국장이 '펫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감옥 내 재소자들 사이에서 마약 관련 범죄율이 높고 교도관들조차 마약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를 “허술한 감옥 시스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와세소 국장은 “교도소를 탈출하기 위해 마약사범들이 악어에게 뇌물을 줄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또 현실에서는 007 영화에서 나오듯 악어 등을 밟고 교도소를 탈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팻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구상 단계다. 장소도 건설 일정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현 인도네시아 정부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악어 교도소’가 멀지 않은 장래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마약단속국 관계자는 “특별한 수감시설 건설을 위해 사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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