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종로구청 인근에 위치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매머드커피'.
오피스 상권에 위치해 직장인들에게 저렴한 가격과 '매머드급' 용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선 1L 커피 한잔을 4,000원에 판매한다. 타 프랜차이즈 업체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회사원 임민수(43)씨는 "매일 아침·점심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있어서 호기심에 마셔봤는데 용량이나 가격을 따져봤을 때 만족도가 높아서 자주 애용한다"고 말했다.
▲ 매머드커피
▲ 가격 내리고 용량 올린 '착한' 커피전문점
이처럼 매머드커피와 같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착한 커피전문점들이 늘고 있다.
이디야, 커피베이, 매머드커피, 빽다방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은 이들에 비해 절반가량의 용량에 가격은 두 배 정도 비싸게 받는다.
가격과 용량에 두 번 만족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다.
대표적인 저가 커피 전문점 이디야는 지난 2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주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7곳의 소비자 대상 만족도 조사 결과, 가격 적정성 부문에서 스타벅스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디야의 매출액은 2013년 78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162억원으로 48%나 증가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중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 이디야커피는 지난 3월 1,500호점인 서울 관악구 서울대중앙점을 오픈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및 임직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외식사업가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빽다방'은 1,500원짜리 '앗!메리카노'가 인기 메뉴다.
1,000원대의 가격도 매력적이지만 용량이 크다는 점에서 빽다방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재 330여개의 점포가 영업 중이다.
빽다방 관계자는 "4,000~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것이 부담스러운 부분에 착안해서 '싸다, 크다, 맛있다'를 모토로 영업하고 있다"며 "주로 테이크아웃으로 판매하고 커피 주요 생산국으로부터 공급된 원두를 사용해 가격과 품질면에서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스 전문점 '쥬씨'도 1,500원짜리 생과일주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쥬씨는 현재 오픈 예정인 매장까지 합하면 총 250개 매장이 있다.
▲ 가격 파괴…지속될 수 있을까
이 같은 가격 파괴는 불황기에 지갑 열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한 전형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가격 파괴자' 이디야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충분한 경쟁력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기 위해서는 원가를 낮출 수밖에 없으며, 이런 경우 오래 지속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가격 파괴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몰려야 이익이 나는 구조기 때문에 1,000원대 음료 외에 이익이 나는 메뉴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불경기가 심화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는 이같은 '가격 파괴' 현상이 일본의 장기 불황 초기를 닮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저가 음료를 마실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은 좋지만 저가 열풍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저가 프랜차이즈가 생기는 것은 시장이 다각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저가라고 무조건 잘 나갈 것이라고 생각은 오해고 가맹본부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1,000원대 커피나 주스가 저렴한 것은 좋지만 가맹점주에게 수익률로 연결될지는 의문"이라며 "박리다매이기 때문에 판매가 어느 정도 되면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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