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미국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신흥국 위기에도 시동이 걸리고 있다.
12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지난달 14일 26%에서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68%로 급등했다. 지난 10월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긴축을 선호한다고 밝혔을 뿐 아니라 미국이 지난 6일 호전된 고용지표를 발표한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본격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이달 4일 신흥시장 뮤추얼 펀드에서 11억8,5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신흥국시장의 자금 순유출액이 5,400억달러로, 1988년 이후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성장둔화 가속화는 세계 경제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다. 중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로, 6년 만에 7%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4분기 들어 10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성장둔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 경제도 암울하다. 일본은 지난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 이어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 경기침체로 빠져들 것으로 보이다.
유럽경제도 회복속도가 더디다.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하락까지 겹쳐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은 이미 외환위기라는 평가다. 브라질 헤알화의 통화가치는 연초대비 20.69%, 말레이시아의 링깃화는 17.37%, 콜롬비아 페소는 16.48% 떨어져 모두 15% 이상 떨어졌다.
신흥국들의 기업•가계 부채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표한 세계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신흥국 민간기업의 초과 채무가 3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IIF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전 세계 가계부채 증가분 가운데 6조2,000억 달러는 신흥국에서 발생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흥국은 10년전인 2004년 금리인상기 때 경험했던 것보다 가혹한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며 "당시에는 브릭스가 주도하는 성장의 모멘텀이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경제의 체력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