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까지 모든 소구간을 1위로 통과해서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하겠다.”
17일 제주에서 열린 제61회 한반도 통일 대역전 경주대회: 한라에서 백두까지(이하 한반도 역전마라톤) 첫째 날 제1소구간(제주도청-도련2동 9.5km)을 1위로 골인한 노시완(23ㆍ전북)이 흥분된 목소리로 각오를 밝혔다. 올해 한반도 역전마라톤이 제주에서 첫 스타트를 끊으면서 노시완은 아무도 밟고 가지 않은 길에 첫 발자취를 남겼다. 한반도 역전마라톤 첫 출전과 함께 찾아온 행운이다.
노시완은 이날 유난히 컨디션이 좋았다. 그는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내에서 느꼈던 피곤함이 출발선 앞에 서자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노시완은 이날 29분15초로 12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29분 대를 기록했다. 그는 “전북은 한반도 역전마라톤에서 늘 뒤쳐지는 팀이었는데 오늘 맨 앞에서 달리니 감회가 남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의 날씨도 노시완의 편이었다. 그는 “몸에 열이 많아 비 오는 날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출발 직후부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운이 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2소구간 주자이자 노시완의 전북체고 선배인 심종섭(24)은 비가 그친 틈을 타 역시 선두로 골인했다.
노시완은 레이스 초반부터 라이벌 서울팀의 김학수(22)의 견제를 받았다. 김학수는 노시완의 건국대 후배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시완은 “오히려 후배와 같이 달릴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후배를 격려했다. 지난해 졸업해 이제 실업 1년차인 노시완은 “학교를 떠나고 나니 후배들이 더 자랑스럽게 느껴진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노시완의 눈은 이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향해 있다. 그는 대학 4학년이던 지난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해 베이징세계육상선수권에도 출전하면서 꿈이 커진 노시완은 내친 김에 올림픽까지 달려가겠다는 자세다. 내년 4월 결정되는 마라톤 국가대표 2자리를 놓고 손명준 신현수(이상 충북) 심종섭 등과 치열한 내부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노시완은 “올 시즌 대체로 부진했는데 오히려 마지막 대회인 한반도 역전마라톤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 내년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며 활짝 웃었다.
제주=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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