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3분기에 영업이익을 내고도 큰 폭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비싼 비행기를 들여오면서 외화환산차손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에 매출 2조9,726억원, 영업이익 2,895억원을 기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2,921억원이나 늘었지만 4,929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봤다.
이유는 3분기에만 무려 6,724억원에 이르는 외화환산차손 때문이다. 외화환산차손은 환율 상승에 따라 지불금액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손해를 말한다. 항공사들은 대형 항공기를 구입할 때 차입금을 들여와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환율이 상승하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도 3분기 매출 1조5,385억원, 영업이익 693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이 622억원이다. 역시 1,367억원에 이르는 외화환산차손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두 항공사는 치열한 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최근 대형기종인 B747-8i와 A380 등을 앞다퉈 도입했다. 항공기 가격이 워낙 고가여서 원달러 환율이 10원만 올라도 환손실이 수백억원에 이른다. 대한항공의 총 차입금은 1달러가 1,099.2원이던 지난해 말 14조6,300억원이었으나 환율이 1,194.5원으로 오른 9월말 15조4,900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시아아나항공도 총 차입금이 지난해 말 3조8,754억원에서 올해 9월 4조5,142억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싼 중고 중소형기 B787-800만 빌려서 운용 중인 제주항공은 외화환산차손을 보지 않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은 고장 위험이 적은 비싼 새 기종을 투입하는데 여기서 어쩔 수 없이 차입금에 따른 환차손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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