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숙적’ 일본에 기적적인 9회초 대역전승을 거두고 프리미어12 결승에 선착했다.
김인식(6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준결승에서 8회말까지 0-3으로 끌려가다 9회초 대거 4점을 몰아치며 4-3으로 역전승, 도쿄대첩 대미를 찍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개막전 0-5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하면서 20일 준결승을 치르는 미국-멕시코 승자와 21일 오후 7시 초대 패권을 다투게 됐다. 프로선수끼리 처음 맞붙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일본과 상대 전적은 20승21패가 됐다.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에게 7회까지 뽑아낸 안타는 단 1개, 삼진은 11개나 빼앗겼다.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간 8회말까지도 0-3으로 뒤진 가운데 남은 아웃카운트는 3개. 장소는 일본의 심장 도쿄돔이었다. 일방적인 응원과 텃세까지 감안하면 한국의 역전승을 예상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9회초 선두타자 8번 대타 오재원(두산)이 좌전안타로 물꼬를 텄고, 9번 대타 손아섭(롯데)의 연속안타로 무사 1ㆍ2루를 만들며 기적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정근우(한화)가 3루 선상 2루타로 1점을 만회해 스코어는 1-3. 이용규(한화)의 몸에 맞는 볼로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김현수(두산)의 밀어내기로 2-3, 1점차 까지 따라 붙었다. 그리고 타석에 선 이대호(소프트뱅크)는 일본의 바뀐 투수 마쓰이를 2타점 역전 결승타로 두들겨 승부를 4-3으로 뒤집었다. 일본 벤치와 관중석은 침묵에 휩싸였고, 한국은 이 곳에서 열린 역대 국제대회를 통틀어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도쿄대첩’을 완성했다. 7회까지 ‘2차 오타니 쇼크’에 빠질 때만 해도 한국은 3ㆍ4위전을 준비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7이닝 동안 161㎞의 직구와 147㎞의 포크볼을 원하는 코스에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오타니를 상대로 김현수, 이대호, 박병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도 7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5개나 헌납했다.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91개를 던졌던 오타니는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나선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오히려 그때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로 제압해 나갔다. 7이닝 동안 85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국은 7회초 선두타자 정근우가 중전 안타로 노히트를 깬 것에 만족해야 하는 듯했지만 결과는 믿을 수 없는 역전승이었다. 한국 선발 이대은(지바 롯데)은 3⅓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고 3실점(1자책)으로 비교적 잘 던졌고, 4-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한 정대현(롯데)과 이현승(두산)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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