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前 의장 부인 김씨 소환 조사
무기중개상 함씨, 김씨 수 차례 만나… 아들에게 2,000만원 건네
김씨와 친분 있는 승려에게도 수 천만원 전달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대전고검 차장)이 이르면 다음주 최윤희(62) 전 합참의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최 전 의장은 와일드캣 도입 당시 해군참모총장을 지내 그 동안 꾸준히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돼 왔다. 군 최고위급 인사를 소환하게 됨에 따라 합수단의 수사도 정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군 수뇌부의 비리에 비판 여론도 거세질 전망이다.
합수단은 18일 와일드캣 도입을 중개한 무기중개상 함모(59)씨와 상당한 친분이 있는 최 전 의장의 부인 김모씨를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합수단은 함씨가 최 전 의장 측에 로비를 하기 위해 김씨를 수 차례 만난 정황을 포착했으며, 최 전 의장의 아들에게 사업비 명목으로 지난해 9월 2,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최 전 의장 아들은 최근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개인 사업과 관련한 투자 격려금 조로 2,000만원을 받았다가 500만원만 쓰고 1,500만원은 돌려줬다. 아버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던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함씨가 부인 김씨와 친분이 있는 승려에게도 수천만원을 전달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 과정에 최 전 의장이 개입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합수단은 함씨가 사실상 최 전 의장을 보고 그의 아들 등에게 금품을 건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합수단은 이에 따라 최근 함씨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교부된 금품의 성격에 다툼이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합수단은 조만간 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뒤, 그의 신병을 확보할 경우 보강조사를 거쳐 최 전 의장을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또, 이와 별도로 함씨로부터 아들 유학비 명목으로 4,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홍용 한국국방연구소장도 내주 중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 소장은 “둘째 아들이 지난해 7월 함씨로부터 돈을 받긴 했지만, 이는 유학에 필요한 잔고증명 차원이었을 뿐, 뇌물은 아니었다”면서 “한 달 후에 3,000만원은 반환했으며, 작년 11월에 나머지 1,000만원도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합수단은 함씨가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자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을 지낸 심모씨의 동생에게 1억원을 건넨 혐의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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