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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하는 어항…어촌이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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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하는 어항…어촌이 북적인다

입력
2015.11.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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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항, 항구정비ㆍ이벤트 개발로 ‘핫 플레이스’

“사람 많이 찾고 경기 좋아져 일손이 딸릴 정도”

어항 70곳, 수산기능에 레저ㆍ관광 더한 맞춤개발

전남 강진군 마량항을 찾은 관광객들이 놀토시장의 인기 이벤트인 '회뜨기쇼'를 지켜보고 있다. 회뜨기쇼는 근처 횟집의 숙련된 상인들이 현란한 칼질로 생선을 손질하고 회를 뜨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행사다. 강진군청 제공
전남 강진군 마량항을 찾은 관광객들이 놀토시장의 인기 이벤트인 '회뜨기쇼'를 지켜보고 있다. 회뜨기쇼는 근처 횟집의 숙련된 상인들이 현란한 칼질로 생선을 손질하고 회를 뜨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행사다. 강진군청 제공

전남 강진군 최남단 항구 마량(馬良)항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쇠락한 어촌 마을이었다. 임진왜란 때 거북선 1척이 주둔하는 전략적 요충지였던 마량항은 전통적으로 내륙과 제주를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였고, 1970년대엔 강진만에서 생산된 김을 일본에 수출하는 중심지이기도 했다. 외지에서 상인들이 드나들었고, 포구와 선창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김 수출이 줄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들었고 마량항은 과거의 영화만 간직한 채 잊혀진 항구가 됐다.

마량항의 기적… 쇠락 어촌이 대표관광지로

변화가 시작된 건 2004년 다기능어항(수산 기능에 관광ㆍ레저ㆍ휴양 기능이 더해진 항구) 개발 대상지로 선정되면서였다. 112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방파제 인근에 원형 야외무대와 낚시 공간이 설치됐다. 마량항과 항구 앞바다 섬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데크와 조명시설도 들어섰다.

마량항의 변신은 눈부셨다. 2006년부터 매주 토요일 열리는 마량미항 토요음악제가 외지인들의 발길을 끌었고, 놀토 수산시장에는 6개월 동안 18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조용한 시골 어촌이던 마량항은 이제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치는 남도 대표 관광지가 됐다. 정광균 마량면 부면장은 “요즘 마량은 경기가 워낙 좋아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천관산 등 주변 관광지를 찾았다가 마량항을 필수 코스로 거치는 단체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마량항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관광 비수기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마량항은 강진군의 인근 관광명소에까지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다산초당(도암면) 백련사(도암면) 사의재(강진읍) 영랑생가(강진읍) 등을 찾는 관광객도 덩달아 늘었다.

강원 강릉항도 다기능어항 개발 수혜를 본 곳이다. 강릉항은 강릉~울릉간 여객선을 유치하면서 연간 10만여명의 이용객을 끌어들였고, 항구 주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됐다. 2013년에 나온 다기능어항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마량과 강릉처럼 전국에 조성된 13개 다기능어항에서 매년 943억원씩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기능어항 개발 이후 어업인 소득은 21.8% 늘었고, 관광객도 124% 급증했다.

전남 강진군 마량항 방파제 인근에 설치된 낚시 구역에서 강태공들이 낚시에 열중하고 있다. 강진군청 제공
전남 강진군 마량항 방파제 인근에 설치된 낚시 구역에서 강태공들이 낚시에 열중하고 있다. 강진군청 제공

제2 마량항을 위한 어항 개발사업 박차

정부는 어항 개발 모범사례로 떠오른 마량항의 성공을 본 딴 국가어항 개발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7월 해양수산부는 국가어항 레저관광개발계획을 발표하며 “어촌과 항구의 기존 특색을 살리는 맞춤형 계획을 수립해 국가어항 중 70곳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어항과 구분되는 국가어항은 이용 범위가 전국적이거나 도서ㆍ벽지에 위치해 어장 개발이나 어선 대피에 필요한 항구를 말한다.

70개 개발대상 어항은 크게 3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레저ㆍ관광기능 중심의 복합관광형(23개) ▦경관 감상 및 휴식공간 중심의 휴양문화형(19개) ▦해양레저 중심의 어촌레저형(28개) 등이다.

복합관광형 국가어항에는 숙박ㆍ상업시설을 유치하고 요트ㆍ마리나 시설 등의 해양 친수공간을 조성하게 된다. 부산 다대포항, 홍성 남당항 등이 이런 식으로 개발된다.

서산 삼길포항과 하동 노량항 등은 휴양문화형 국가어항으로 분류되는데,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어촌 숙박시설을 활용한 관광 인프라가 조성되고 어촌과 항구를 잇는 산책로가 설치된다, 어촌레저형 국가어항에서는 주로 해수욕, 수상레저, 수중레저, 낚시 등의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게 된다. 화성 궁평항, 서귀포 위미항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여기에 더해 이중 양양 수산항, 부안 격포항, 남해 미조항, 제주 김녕항 등 4곳은 한국적 어촌의 미를 강조한 ‘아름다운 어항’으로 별도 조성될 예정이다. 이들 4개항에는 각각 150여억원의 개발 예산이 투입된다. 예를 들어 수려한 경관으로 ‘남해의 나폴리’라는 별칭을 얻은 미조항에는 방파제 전망쉼터, 족욕장, 해안산책로, 테마 조형물, 어린이 놀이터 등이 설치되어 가족 단위 관광객의 휴양지로 개발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새로운 해양관광 명소가 될 국가어항 개발로 어촌과 어항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동시에 지역 주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미래지향적 레저관광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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