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45)가 20일 제61회 한반도 통일 대역전 경주대회에 출전한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한달음에 대전까지 내려왔다. 이봉주 역시 한반도 역전마라톤을 통해 ‘입신’한 만큼 한국 육상계의 재목들을 눈에 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날 대전부터 대구간 마지막 구간까지 후배들과 함께한 이봉주는 “후배들이 달리는 모습을 보니 다시 한반도 역전마라톤을 뛰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이 대회를 달릴 때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며 감회에 젖었다.
이봉주는 한반도 역전마라톤이 낳은 ‘스타’다. 1990년 제36회 대회에 처음 출전해 최우수신인상을 거머쥐었고, 1994년 제40회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1996년 제42회 대회를 꼽았다. 그는 “세계랭킹 1위에 올랐었고,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뒤 이 대회에 출전했었다. 곧바로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우승했던 해”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마라톤이 생활체육으로 자리를 잡는 사이 엘리트 종목으로는 외면 당하면서 이봉주 역시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는 “당시에는 어느 대회에서나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으며 달렸다. 지금 한국 마라톤에도 스타가 필요하다”면서 “그래야 마라톤에도 전성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봉주는 어린 선수들의 내부 경쟁 역시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예전에는 역전마라톤 대표 선발전을 치를 정도로 선수가 많았다. 우리 때도 황영조 등 우수한 선수들끼리 경쟁하다 보니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 역전마라톤은 도로를 역주하는 단체 경기인 만큼 고향을 대표해 나온 후배들이 기량도 끌어올리고 애향심도 느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평택=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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