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상류 대곡천변 암벽에는 7,000년 전 선사인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반구대(盤龜臺)암각화(국보 285호)가 자리 잡고 있다. 깎아지른 듯 높은 절벽아래 고래, 거북, 호랑이, 멧돼지 등 동물들과 작살, 그물 등 수렵도구, 그리고 사람들 얼굴과 전신상이 새겨져 있어 그 당시 생활상을 한눈에 짐작해 볼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1970년 발견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상류지역 댐의 방류로 침수와 노출이 반복돼 훼손이 가속화됐고 울산시의 식수 확보와 문화재 보존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물에 잠겨 훼손되는 걸 막기 위해 암각화 주변에 투명 물막이(카이네틱 댐) 설치를 연구 중이다. 201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반구대 암각화가 훼손 없는 원형 보존으로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길 바란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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