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세명대가 8만㎡가 넘는 학교 부지를 외부에 무상 제공하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내놨다.
세명대는 학교 정문 근처의 학교 땅 8만 2,600㎡를 연구소나 산학협력 기업 등에 무상 임대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무상 임대 기간은 최소 10년 이상이며, 연구기관이나 업체 당 임대 면적은 6,600㎡가량이다. 6,600㎡이상의 부지가 필요한 경우에는 협의를 거쳐 확대할 참이다.
세명대는 이런 뜻을 충북도와 제천시 등 관계 기관을 통해 외부에 알리고 부지 희망자를 찾고 있다.
세명대는 애초 이 땅에 400억원을 투자해 대형 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제천시가 유사한 성격의 교육문화센터 건립을 추진하자 계획을 포기했다.
대학측은 이왕이면 교수들의 연구나 학생들의 학습 활동과 연관이 있는 연구기관이나 기업체에 우선 땅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학교 관계자는 “기술력은 있으나 땅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연구소나 기업이 들어와 장기적으로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명대는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한의대가 있는 학교 특성을 살려 한방약초단지를 조성하거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시민에 개방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수도권 이전을 추진하는 대학측이 부정적인 지역 여론을 의식해 내놓은 무마책이라는 것이다.
세명대는 경기도 하남 미군기지 반환공여지에 제2캠퍼스 설립을 추진중이다. 지난 9월 교육부에 대학 위치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세명대측은 “제천 같은 중소도시에 대형 컨벤션센터는 하나면 충분하다고 판단해 건립 계획을 취소했다. 학생수가 줄면서 더 이상 건물을 지을 필요도 없어져 공익 차원에서 해당 부지를 무상으로 내놓은 것”이라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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