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구차 떠날 때까지 자리 지켜
해외 순방 앞두고 영결식엔 불참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발인을 앞두고 빈소를 다시 방문해 YS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그러나 건강 문제로 국가장으로 열린 영결식에는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결식장인 국회의사당 대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YS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유족을 다시 한번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박 대통령은 빈소 안에는 들어가지 않은 채 장례식장 입구에 세운 영구차 옆에 서서 YS의 영정을 기다렸다. 박 대통령은 빈소에서 나온 YS의 영정에 고개를 숙여 애도를 표한 뒤 YS의 영정과 관이 영구차에 실리는 모습을 유족들과 함께 지켜 봤다. 박 대통령은 이어 YS의 차남 현철씨에게 다가가 두 손을 잡고 “마지막 가시는 길에 명복을 빌고 영결식이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고 위로했다. 현철씨는 “몸도 불편하신데 와 주시고 많이 신경 써주셔서 고맙습니다”고 답했다.
영구차가 출발하자 박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고, 운구 행렬이 장례식장을 벗어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유족들은 박 대통령에게 “편찮으신데도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23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 마자 YS를 조문한 데 이어 사흘 만에 다시 빈소를 찾았다. 감기와 과로로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 야외에서 1시간30분 간 이어지는 영결식에 참석하기 어렵게 되자 차선책으로 발인 참석을 택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YS와 관계가 껄끄러웠다는 점 등 때문에 여러 뒷말이 나왔을 것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주치의는 박 대통령이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야외에 있으면 29일 출발하는 해외 순방 등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서 장기간 바깥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그러나 박 대통령은 최대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빈소에 다시 가서 YS와 영결(죽은 사람과 영원히 헤어짐)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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