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클래식 열풍이 일고 있다. 조성진, 임동혁, 김선욱 등 세 명의 젊은 남성 피아니스트가 내놓은 음반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가고 있다. 이들 세 명은 외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들은 각각 ‘Seong-jin Cho’, ‘Dong Hyek Lim’, ‘Sunwook Kim’ 등의 표기로 외국에 알려져 있다. 조성진, 임동혁, 김선욱 등을 로마자(영문)로 바꾸어 적은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표기는 로마자 표기법에 맞지 않는다. 로마자 표기법에 따른 표기는 각각 ‘Cho Seongjin’, ‘Lim Donghyeok, ‘Kim Seonuk’ 등이다. 먼저 성과 이름의 순서가 외국 인명처럼 되어 있는데, 외국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이니 그건 그럴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이름은 그럴 수 없다.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음절 사이에 ‘-’을 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Dong Hyek’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우리말의 자음과 모음은 정한 바에 따라 로마자로 바꿔 적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Sunwook’은 영어식 표기로서 적절하지 않다.
반면 성은 로마자 표기법에 따른 표기와 더불어, ‘Cho’, ‘Lim’, ‘Kim’ 등의 관용 표기를 함께 인정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악가인 ‘조(Jo)수미’, ‘임(Im)선혜’ 등과 ‘조(Cho)성진’, ‘임(Lim)동혁’ 등은 동일한 성임에도 성의 로마자 표기가 서로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여권 및 카드에 자기 인명의 로마자 표기를 마음대로 써도 괜찮은 것으로 알지만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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