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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이 이대로면… 2060년 나라 빚, GDP 6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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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이 이대로면… 2060년 나라 빚, GDP 60% 넘어

입력
2015.12.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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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지출 증가 등 리스크 가세 시 100% 육박할 수도

남유럽 전철 우려… “타기관 비해 장밋빛 전망” 지적도

국민연금 2060년, 건강보험 2025년… 사회보험 줄줄이 고갈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제16차 재정전략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제16차 재정전략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증세나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2060년엔 국내총생산(GDP)에서 국가채무가 차지하는 비율이 62.4%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정부의 공식 전망이 나왔다. 현재 국가채무 비율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또 국민의 노후와 건강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각각 2060년과 2025년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4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60년 장기 재정전망’을 발표했다. 수십년 뒤를 내다본 장기 재정전망을 정부 차원에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60년 국가채무 비율 38~62%”

기재부는 현상유지, 세출 구조조정, 복지지출 증가 등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나리오별 전망을 내놨다. 먼저 경제규모(경상성장률)가 커지는 만큼 재정 지출이 늘어난다고 가정(시나리오 1)할 때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16년 42.3%에서 2060년 62.4%로 20.1%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금까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재정지출이 늘어난다는 의미여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만약 정부가 증감을 조절할 수 있는 재량지출(총지출에서 의무지출을 뺀 값) 증가액을 전망치보다 매년 10% 감축할 경우(시나리오 2) 2060년 국가채무는 GDP 대비 38.1%로 지금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허리띠를 바짝 조여 매야만, 간신히 국가채무 비율 관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각종 리스크 변수도 만만찮다. 2020년에 새로운 복지정책 등 매년 10조원이 투입되는 신규 의무지출이 생길 경우 2060년 국가채무 비율이 88.8%까지 오르는 것으로, 기초연금을 평균 소득에 연계해 인상한다고 가정할 경우엔 2060년 국가채무 비율이 100%에 육박(99.2%)할 것으로 추정됐다. 성장률 둔화도 국가채무에 악영향을 준다. 2016~2060년 실질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매년 0.3%포인트씩 낮아지는 경우 국가채무 비율은 94.6%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 2개의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극심한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남유럽 국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여전히 장밋빛” 지적

기재부는 이번 전망에서 생산가능인구는 내년부터 줄어들고 총 인구는 2030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와, 실질성장률이 2016~2020년 연평균 3.6%에서 2050~2060년 1.1%로 줄어들 거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을 활용했다. 그러나 비슷한 인구, 경제적 전제를 써서 만든 다른 기관의 전망에 비해 결과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14~2060년 장기 재정전망’에서 2060년 국가채무 비율이 GDP 대비 158.9%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정부 전망(62.4%)과 차이가 무려 100%포인트에 육박한다. 기재부 스스로도 지난 11월 장기재정전망 초안을 만들 때는 2060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05%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었다. 국가채무 전망이 낙관적이 된 건 이번 전망에 정부가 올해부터 2019년까지 재량지출을 연평균 0.7%씩 줄이겠다는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둔화 시엔 재정당국이 확장적 재정 지출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년 지출을 0.7%씩 줄인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정부의 연평균 재량지출 증가율은 4.1%였다.

사회보험도 재정 고갈 눈앞

사회보험 분야의 전망은 더 암울했다. 국민연금은 2044년 지출이 수입을 앞지르면서 처음 적자가 발생해 2060년엔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고, 사학연금도 2027년을 기점으로 적자로 돌아서 2042년엔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은 수지 적자가 발생해도 국고 보전이 없다. 또 건강보험은 2022년부터 적자가 발생해 2025년 누적수지가 고갈될 것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도 2024년부터 적자가 발생해 2028년에는 누적수지가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재부는 “사회보험부분은 지속가능성이 없으므로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 전환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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