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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 "강동원 성가 부를 때 오글거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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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 "강동원 성가 부를 때 오글거려해"

입력
2015.12.0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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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영화 '검은 사제들'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은 올 영화계의 슈퍼루키다. '검은 사제들'은 장 감독이 처음 도전한 장편이자 상업영화다. 어느새 5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5일 개봉한 뒤 누적관객 490만5,662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집계 11월 29일 기준)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개봉 3일째 100만, 7일째 200만, 10일째 300만, 16일째 400만 명 관객을 잇달아 경신했다. 신인감독이 이만큼의 유료관객을 불러들였다면 초대박이 아닐 수 없다. '검은 사제들'은 장 감독이 지난해 만든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를 장편 버전이다. 단편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김신부 최부제 영신-의 이름이 배우만 바뀌어 등장하고, 소녀의 몸에 숨은 악령을 내쫓는 구마예식도 마찬가지다. 같은 소재를 반복했지만 새로운 느낌의 영화를 하나 더 탄생시켰다.

-관객수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

"얼떨떨할 뿐이다.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최대한 대중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단편을 장편으로 확장했다. 시나리오도 집필했다.

"애초에 시나리오를 장편용으로 빡빡하게 썼다. 앞 뒤 얘기가 맞게 촬영하는게 어렵지 시나리오는 어렵지 않았다."

-구마예식은 처음 본다. 실제로 본 적이 있나.

"일반인 중에 구마예식을 본 이들은 거의 없다. 다만 구마와 관련한 책을 찾아보고 연구했다. 외국 서적의 구마사들이 분석한 텍스트에 따랐다. 이 장면에 자신이 있었던 게 예식이 단순히 악령을 몰아내는 게 아니라 기승전결로 진행된다. 현전으로 시작해 위장과 발화, 돌파를 거쳐 충돌 단계가 있다. 단편에서는 5단계, 장편에서는 7단계로 구마예식을 재연했다."

-실제로 구마를 행할 것처럼 리얼했다.

"관객에게 영화가 어색하지 않게 보이려면 현실적으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극적 리얼리티를 추구하는게 우선이었다. 영화처럼 초자연적이지 않으나 천주교에서 구마를 하고 있다."

-극중 굿 장면도 나오고 무속신앙을 존중하는 느낌을 받았다.

"천주교의 구마예식은 기도문을 외우고 성수를 뿌리는 게 전부다. 재미적인 요소인데 악령이 12형상은 12간지에 따왔는데 성경에서도 악마를 짐승으로 분류한다. 최부제가 악령의 말을 번역하는 모습은 영매에서 차용했다."

-신부가 눈에 보이지 않는 악령과 싸움을 한다. 교계의 반발은 없었나.

"오히려 도움을 주는 분들이 더 많았다. 웃자고 하는 얘기인데 한 신부께서 '이제 이런 영화가 나올 때가 됐다'고도 하셨다."

-실제 교인으로 알고 있다.

"모태 개신교도다. 또 4년째 성당에도 나가고 있다. 믿음은 하나니까. 만약 천주교 신자였다면 아마 구마에 대해제대로 캐치하지 못했을 거다. 종교가 다르니까 특징을 파악하지 않았나 싶다."

-종교에 심취하지는 않았나.

"종교에 빠졌다기 보다 오타쿠에 가깝다. 관객으로서 보고 싶어 만들었다. 오컬트 장르를 좋아한다. 오컬트를 다들 공포만 생각하는데 멜로, 스릴러, 미스테리가 될 수도 있다. 사랑과 영혼도 오컬트 영화이지 않나."

-김신부와 최부제, 김윤석과 강동원의 케미가 좋았다.

"두 명의 남자가 주인공인 버디 무비의 플롯을 활용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떠오른 두 사람이 캐릭터와 가장 맞다고 생각했다."

-사제복 입은 강동원이 흥행에 한몫 했다.

"다른 영화도 있지만 강동원과 캐릭터의 시너지가 있었다. 그런데 강동원이 사제복을 입었다고 신드롬이 일지는 몰랐다. 캐릭터가 잘 맞으니 사제복도 터진 것 같다."

-강동원과 동갑이다. 감독과 배우로서 어땠나.

"강동원이 빠른 81년생, 나는 81년생이다. 현장에서 동원씨, 감독님이 어색해 차라리 형이라 부르면 안되냐고 했었다(웃음)."

-박소담의 신들린 연기도 눈에 띈다.

"오디션만 2,000명을 봤다. 박소담을 캐스팅하고 다리 뻗고 자겠다는 얘기를 했다. (박)소담이가 다했다. 캐릭터 분석을 잘해서 걱정을 별로 안했다."

-왜 귀신들린 소녀였나.

"왜 소녀한테 엑소시즘을 하는가를 궁금해한다. 악마는 가장 순수한 사람을 해친다고 한다. 김신부에게는 딸 같고, 최부제의 죽은 여동생 같기 때문이다."

▲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영화의 네번째 주인공이 돼지였다.

"강동원이 안고 있던 흰 돼지 말고 검은 돼지는 더미였다. 실제 돼지의 눈을 가리면 얌전해져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로봇 같았다."

-수사회, 바흐 음악 등 깨알 같은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외국 카톨릭 단체의 논문에서 의외로 구마와 관련한 힌트를 얻었다. B급 소설도 많다. 바흐는 실제로 엄청난 신자였고, 나 역시 '바흐빠'라고 할만큼 바흐 음악을 좋아해 구마예식에 음악은 무조건 바흐였다."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명동 길거리에서 강동원이 걷는 장면이었다. 중간에 비도 오고, 팬들이 몰려 혼잡했다. 강동원은 멀리서도 아우라가 있어 몰래 찍기도 어려웠다."

-강동원은 성가도 불렀다.

"본인도 성가를 촬영하면서 오글거린다고 했다. 노래 부르는 장면 역시 타이밍을 맞춰야 해 찍기가 쉽지 않았다."

-혹시 귀신을 보지는 않았나.

"그렇지는 않고 찍는 동안 만성 두드러기가 생기는 등 건강이 안 좋아졌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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