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치면 가슴 칠 일” 강경
與, 회동 직후 “임시국회 10일 소집”
“野설득 뒷짐… 일방통행” 비판 목소리도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내년에 선거를 치러야 되는데 정말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며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5개 법안 등의 연내 처리를 당부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10일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해 관련 입법을 처리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김무성 대표 및 원유철 원내대표를 불러 “시급했던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 등에 노력을 해주셔서 경제에 숨통이 좀 트이기는 했지만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뭘 했느냐, 도대체’ 이렇게 국민이 바라보지 않겠는가”라면서 경제 입법의 연내 처리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19대 정기국회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제 꼭 해야 될 것을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 않으면 두고두고 가슴을 칠 일”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으로 여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여야가 경제활성화 법안을 정기국회 회기 내에 합의 처리하기로 한 점을 거론하며 “여야가 합의 시한 내에 반드시 약속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까지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기업활력제고법을 처리해달라고 주문했다. 노동 개혁 법안과 관련해서도 여야가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내년 1월1일부터 고령자고용촉진법이 시행되면 근로자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되고 이로 인한 청년 고용 절벽이 예상되므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연내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는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의 시한 내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국민 안전을 위한 테러 방지 조치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테러방지법 제정안의 정기국회 내 통과도 당부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회동 직후 10일부터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키로 했다고 밝혔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오늘 당 소속 전 의원의 이름으로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면서 “노동개혁과 민생을 안정시키고 경제를 살리는 법안,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임시국회에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노동개혁 5개법안과 경제활성화법안, 테러방지법안 등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를 만나 대화와 설득을 하는 대신 여당 지도부에 입법을 주문하는 방식을 두고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대통령의 주문 한 마디에 즉시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새누리당의 행태를 두고도 ‘청와대 2중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안들은 해당 상임위원회를 정상적으로 거쳐 올라가야 한다"며 "더 이상 원내지도부에서 정치적 합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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