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 쌍문동에 살았던 다섯 가족 이야기를 다룬 케이블TV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 인기를 끌면서 극중 등장하는 추억의 제품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 열풍은 22년 전 단종됐던 맥주까지 되살렸다. 하이트진로는 극중 아줌마 3인방이 평상에 모여 앉아 수다 떠는 장면에 자주 노출돼 관심을 모은 크라운맥주 24만캔을 한정판으로 내놓았는데 모두 매진돼 8일 추가로 36만캔을 더 생산하기로 했다. 크라운맥주는 1993년 하이트맥주가 나오면서 생산이 중단됐다. 10월 말 한정판으로 나온 크라운맥주는 당시 맥주 맛과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는데 보름만에 모두 소진됐다. 이강우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소비자와 대형마트의 추가 물량 요청이 쇄도해 추가 생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꼬깔콘, 치토스, 가나초콜렛 등 극중 등장한 과자 17종을 당시 포장디자인 그대로 내년 1월까지 한정 판매한다. 인터넷쇼핑몰 11번가와 손잡고 5,000개 한정으로 판매 중인 ‘1988 선물세트’는 7,8일 이틀간 1,700여개가 팔려 이번 주 중 매진될 것으로 보인다.
패션도 드라마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캐주얼 브랜드 빈폴은 정환 역을 맡은 류준열이 당시 인기를 끌었던 빈폴 의류를 입고 나오면서 관심을 끌자 지난달 1980년대 유행했던 야구점퍼와 더플코트 등을 내놓았다. 이 제품들은 출시 한 달 만에 5,000개가 판매됐고 스웻셔츠와 페이크 목폴라는 출시 일주일 만에 모두 팔려 재생산에 들어갔다.
드라마에는 예전 가전제품도 다양하게 등장한다. 극중 등장인물의 아버지가 금성사 대리점 주인이며 복권으로 벼락 부자가 돼 비싼 가전제품을 많이 사들이는 역할로 나온다. 그 바람에 LG전자의 카세트테이프 재생기 ‘아하’, 무선전화기, 비디오테이프 캠코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브라운관TV 등이 줄줄이 화면에 등장한다. 이들 제품은 당연히 지금은 생산 판매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원사업장의 박물관에서나 보던 제품이 TV에 나와 신기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극중 소품으로 등장하는 자동차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공식 블로그에 ‘응답하라 1988부터 1997까지 추억의 현대자동차 6선’이라는 글을 올려 극중 김성균ㆍ라미란 부부가 구입한 ‘포니2’에 대해 소개했다. 당시 중산층의 꿈이었던 포니2는 1984년부터 캐나다에 수출돼 현지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드라마 속 자동차는 모두 구형이라 직접 마케팅이 불가능하고 광고도 하지 않았지만 기업 이미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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