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투 톱’인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사이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원내대표가 문 대표 사퇴를 압박하는 비주류 진영에 동조하며 최고위원회에 불참하고 있는 가운데 이 원내대표의 핵심 측근인 최재천 정책위의장마저 10일 사표를 던지며 투톱은 결별 직전까지 치닫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비주류 진영에 동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 대표의 사퇴를 공공연히 요구하면서 충돌을 자초했다. 때문에 문 대표 측은 그 동안 “어떻게 원내대표가 대표를 흔드는 인사들과 모임을 함께 하고 인터뷰에서 대표 사퇴를 얘기할 수 있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여 왔다. 반면 이 원내대표 측은 원내대표단이 새누리당과 협상을 통해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문 대표가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을 두고 “의원들에게는 본회의 표결 참여를 독려해 놓고 정작 자신은 대놓고 반대를 하는 것은 원내대표를 공개적으로 망신 주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투 톱의 불화는 이 원내대표가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범주류 진영의 최재성 의원을 제치고 당선된 직후부터 시작했다. 특히 문 대표가 7월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을 추진하자 이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에 불참하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후 이 원내대표는 공공연하게 “대여 협상 등에서 문 대표나 주류 측이 대놓고 반대만 한다”고 불평을 늘어놓았고 문 대표 측은 “원내대표보다는 비주류의 대표 선수 역할에 충실 하려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최재천 정책위의장 사퇴를 두고도 양측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임명직 당직자로서는 처음 사퇴를 선언한 최 의원은 이날 문 대표를 겨냥해 “당의 분열과 혼돈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며 “명명한 책임의식으로, 한편으로는 (문 대표의) 정치적 결단에 대한 강력한 재촉의 의미로 정책위의장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 의원의 사퇴를 안타까워하며 또 다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최 의원의 사표를 즉시 수리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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