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ㆍ노동개혁법 협상 중단
野에 지연책임 돌리며 공세 나서
“野 심판론으로 서울 판도 바뀔 것”
김무성 “차별화된 단합 보여야”
잡음 많은 공천룰 전쟁도 ‘보류’
일각선 ‘공룡 여당’ 역풍 불지 촉각
野의 단일화 반전 재연 우려도
제1야당의 ‘파국’에 여권 역시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장은 야권의 분열로 넉 달 뒤 20대 총선에서 어부지리(漁父之利)가 예상되지만, 야권이 행여 또다시 ‘단일화 드라마’로 반전을 꾀할지 경계하는 기색도 역력하다. 새누리당은 일촉즉발까지 갔던 공천 룰 전쟁도 미룬 채 선거구 획정안과 쟁점 법안 처리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로 지연된 점을 부각시키며 전선을 밖으로 돌렸다.
“우리는 분열해선 안돼” 무대의 ‘집안 단속’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다음날인 14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유독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야당의 분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당과 분당은 결국 대선후보 자리나 공천권을 둘러싼 싸움”이라며 “분열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공천권을 내려놓고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분열과 갈등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국민께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 공천 룰을 두고 계파 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라는 점을 에둘러 밝히며 ‘집안 단속’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친박계와 회동에서 ‘지금은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데 암묵적인 공감대를 이뤘다”며 “특히 공천 룰을 가지고 싸울 때가 아니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간 잡음이 나왔던 공천 룰 특별기구 인선과 관련한 언급도 이날 공개회의에선 쏙 들어갔다. 대신 비공개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 공천 경선에서 실시할 여론조사에 안심번호를 활용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어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선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친박계 일부는 그간 안심번호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여왔다.
‘야당 심판론’ 높이는 與… ‘여론 반작용’ 우려도
여권에서는 ‘안철수 탈당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조짐도 엿보인다. 문재인 대표가 당무를 뒤로 한 채 부산에 내려가 사실상 대야협상이 전면 중단되자, 선거구 획정안과 노동개혁 5법 등 쟁점 법안 처리가 지연된 책임을 돌리고 있다.
여기다 3년 전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연대가 파경으로 끝났음을 부각시키면서 ‘야권연대 심판론’까지 꺼냈다. 다가올 총선에서 대대적인 ‘야당 응징론’을 펴겠다는 의도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아니라 여당이 ‘야당 심판론’을 제기할 판세가 만들어졌다”며 “현재 17석 대 31석으로 여소야대인 서울의 판도도 뒤바뀔 만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 일각에선 ‘공룡 여당’ 출현에 대한 역풍이 불 것도 우려하고 있다.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은 “이런 때일수록 새누리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여론의 반작용을 막을 수 있다”며 “안대희 오세훈 김황식 조윤선 등 거물급 인사들이 특혜 지역을 버리고 서울 험지로 나서는 게 그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에선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안 의원과 손을 잡아 야권대통합의 불씨를 댕기는 ‘손학규 변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지은기자 luna@hn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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