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미간 소송전-감사로 ‘삐걱’
방추위, 록히드마틴으로 사업자 변경
전력화 1년 이상 지연 불가피
한미간 맞소송과 감사원 감사로 삐걱대던 KF-16전투기 성능개량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방위사업청은 16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체계통합 업체를 미국 BAE시스템에서 록히드마틴으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구매업체는 미 레이시온사에서 노스롭그루먼사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KF-16전투기 134대의 레이더, 임무컴퓨터, 무장체계를 개량하는 사업으로 총 1조7,500억원 규모다.
방사청은 2013년 12월부터 성능개량을 추진했지만 미 BAE와 레이시온이 당초 사업비보다 8,000억원을 더 요구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미측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임에도 두 업체가 입찰보증금 6,124만달러(약664억원)를 돌려주지 않아 방사청은 국내 법원에, 미 업체들은 미국 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의 관할권을 두고 한미 양측에서 다투고 있어 내년 1월쯤에야 첫 공판이 열릴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 고위관계자가 미측 업체와 연관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회 의결로 감사원 감사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군은 냉가슴을 앓았다. 특히 한국형전투기(KF-X) 개발 논란에 모든 관심이 쏠리면서 KF-16성능개량은 뒷전으로 밀렸지만 군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서 목소리를 내지도 못했다.
공군은 KF-16을 주력 전투기로 내세우고 있지만 1988년부터 운용해 항공전자장비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없기 때문에 미군 전투기는 물론이고 우리 공군의 F-15K전투기, 조기경보기, 중앙방공통제소(MCRC)와의 원활한 연합작전이 불가능하다.
이에 공군은 성능개량을 통해 KF-16을 2040년 정도까지 사용할 계획이다. 성능개량을 거치지 않으면 KF-16도 2025년쯤부터 순차적으로 도태될 처지다. KF-16은 개전 후 3일간 방어제공, 대화력전, 근접항공지원, 해상초계, 항공차단, 대공제압 등 공군이 수행하는 모든 작전에 100% 투입되는 유일한 기종이기도 하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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