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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ESS 배터리 수주 ‘글로벌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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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ESS 배터리 수주 ‘글로벌 신기록’

입력
2015.12.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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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가구 하루 전력 사용량 해당

年 매출 2배 늘 듯… 세계 1위 굳히기

5년내 시장 규모 8배 확대 전망

세계 유일 전용라인 강점 내세워

美 유럽 아프리카 등 공략 박차

LG화학이 전세계 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ESS는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전력을 저장한 뒤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시스템의 저장장치로, 핵심 부품이 바로 배터리다.

LG화학이 이번에 체결한 배터리 공급량은 총 1GWh 규모로, 전세계에서 지금까지 구축했거나 추진 중인 ESS 전체 규모(917MWh)를 능가한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으로 세계 ESS용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굳히게 됐다.

LG화학은 16일 미국 전력회사 AES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자회사인 AES에너지스토리지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ES는 2000년대 초반 2차 전지, 즉 배터리를 활용한 ESS를 도입해 상업화한 최초 회사로, 이 부문 세계 1위다.

LG화학은 AES가 2020년까지 전 세계에 구축 예정인 전력망용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LG화학은 이번 계약 1건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수주 물량 이상을 확보했다. LG화학의 배터리 공급량인 1GWh는 10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며 전기 자동차 5만대, 스마트폰 9,000만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보통 1GWh 규모의 ESS 배터리를 구축하면 3,000억~6,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지난해 LG화학은 배터리 분야에서 5,000억원의 연 매출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앞으로 AES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 경우 배터리 공급량도 증가해 관련 매출이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계약 한 건으로 지난해 관련 사업의 연 매출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수 있다.

북미ㆍ유럽ㆍ아프리카까지 국산 ESS 진출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세계 ESS 배터리 시장의 지배력을 더욱 굳히게 됐다.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전력회사 SCE에 가정용 ESS 배터리를 납품하면서 세계 시장에 뛰어든 LG화학은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 ESS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에너기퀠레가 추진하는 독일 최대 ESS 사업의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고, 지난달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자를란트주 등 서부 6개 지역에 구축 예정인 세계 최대 140MWh급 주파수 조정용 ESS 프로젝트의 단독 배터리 공급 계약도 따냈다.

올해 1월 아프리카 레위니옹에 신재생 에너지 출력 안정화용 ESS 배터리를 공급했고 일본 훗카이도 지역의 31MWh 규모 상업용 ESS 배터리 공급 업체로도 선정됐다. 또 6월 호주에서 가정용 ESS 제품인 ‘RESU 6.4 EX’를 출시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미국의 알래스카, 아프리카 레위니옹 등 극한의 추위와 더위로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지역에 ESS를 공급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LG화학의 경쟁력은 수요 맞춤형 생산시설

해외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 리서치는 세계 ESS 시장 규모가 올해 1조9,000억원에서 2020년 약 15조6,000억원으로 8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 봤다. 이 분야에서 LG화학의 경쟁력은 세계 1위다.

네비건트 리서치는 지난 6월 ESS 배터리 분야 기업평가보고서에서 LG화학(84점)을 1위로 꼽았다. 그 뒤를 삼성SDI(83.5점), 중국 비야디(72.9점), 한국 코캄(71.2점), 일본 도시바(69점), 파나소닉(68점) 등이 쫓고 있다.

LG화학의 강점은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ESS 배터리 전용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점이다. ESS 배터리는 용도에 따라 주파수 조정, 신재생 에너지 출력 안정화 등 필요한 세부 사양이 달라진다. 따라서 맞춤형 배터리 생산 시설을 갖추지 못하면 수요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만들기 힘들다.

LG화학은 2013년 충북 오창에 ESS 배터리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해 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밀도, 출력 등 세부 사양을 개선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ESS분야 세계 최대 규모인 기가와트급 수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며 “전기자동차에 이어 ESS 배터리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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