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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SF, 품격 지닌 신선함으로 돌아오다

입력
2015.12.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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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이야기의 연속성을 지니면서 시리즈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기도 한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이야기의 연속성을 지니면서 시리즈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기도 한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미 종결된 이야기로 여겨졌다. 10년 만에 귀환한다고 했을 때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그럴 만도 했다. 1999~2005년 새로운 시리즈 3편이 잇달아 선보였을 때 빚어진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17일 개봉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스타워즈7’)는 전설적인 시리즈에 걸맞은 완성도와 재미를 갖췄다. 이 정도 새 출발이라면 관객들이 환대할 만하다. 낯익으면서도 새롭다는 형용모순이 가능한 영화다.

영화는 1977년 시리즈의 출발을 알린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과 비슷한 얼개를 지녔다. 출신을 알 수 없는 젊은이가 자신의 재능과 소명을 발견하고 보다 큰 세상으로 나아간다. 등장인물들의 출생의 비밀을 담고 있고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비극적 관계도 품고 있다. 우주를 지배하려는 악의 무리에 맞서 자유를 지켜내려는 저항군이 등장한다. 낯익은 모습들이다. 다만 등장인물들은 변주됐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대표 인물 루크(마크 해밀)와 한 솔로(해리슨 포드), 레아(캐리 피셔) 공주는 젊은 피에 중심 자리를 내주었다. 전설적인 스승 요다 대신 그를 연상시키는 외계생명체가 등장한다. 악의 상징인 다스베이더는 다크포스(애덤 드라이버)라는 인물로 대체됐다. 백인 남성 위주에서 여성의 역할이 강화되고 인종이 다양해졌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주인공 레이는 기밀을 간직한 로봇과 우연히 만난 뒤 자신의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주인공 레이는 기밀을 간직한 로봇과 우연히 만난 뒤 자신의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1983)의 이야기를 이어 받으면서도 시리즈의 새 출발을 알린다. 제국에 맞서 제다이의 기사를 양성하던 루크가 어느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사라지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황무지나 다름 없는 자쿠 혹성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힘겹게 살아가는 레이(데이지 리들리)는 기밀을 간직한 로봇과 제국군의 만행을 못 견디고 탈출한 핀(존 보예가)을 만나며 삶의 전환점을 맞는다. 밀수꾼으로 세상을 떠돌던 한 솔로와 조우한 뒤 운명처럼 선과 악의 대결구도로 급격히 빠져든다.

32년 만에 ‘스타워즈’시리즈에 등장한 한 솔로는 여전히 무심한 유머 감각으로 관객을 웃기나 비극의 정점에 서 있기도 하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32년 만에 ‘스타워즈’시리즈에 등장한 한 솔로는 여전히 무심한 유머 감각으로 관객을 웃기나 비극의 정점에 서 있기도 하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40대 이상 관객들의 추억을 자극할 인물과 소품이 대거 등장한다. 주름이 얼굴을 파고든 한 솔로와 레아 공주 등을 만날 수 있다. 시간 앞에서는 무력한 영웅들의 모습은 반가움과 애잔함을 자아낸다. 한 솔로와 그의 외계생명체 동료 츄바카가 이용하는 우주선 밀레니엄 팰콘, 로봇 C3PO와 R2D2, 악의 군대 스톰트루퍼스, 윙윙 소리를 내는 광선검 등이 관객을 시간여행으로 이끈다. 영화는 시간에 퇴색되지 않는 앤티크 가구 같다. 고전의 품격을 유지하며 흥미를 돋운다.

미국 드라마 시리즈 ‘로스트’로 유명인사가 된 J J 에이브럼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3’(2006)와 ‘스타트렉’ 시리즈를 연출하며 죽어가는 시리즈물을 회생시키곤 했던 그는 이번에도 능숙한 세공술로 전설적 시리즈를 스크린에서 깨어낸다. 12세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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