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회복 등 성과 남겼지만 자산시장 버블 등 후유증도
4.5조 달러 회수 시점과 방식ㆍ통화정책 탈동조화도 변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2008년 이후 7년 간 지속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 시대와 작별을 고하게 됐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빛과 그림자가 엇갈린다.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들까지 동참하면서 양적완화 정책은 금융위기의 수렁에서 벗어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붕괴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미 연준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인 0~0.25%로 낮춘다. 석 달 뒤인 2009년 3월에는 국채 등의 자산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카드를 꺼냈다. 이후 3회에 걸쳐 이뤄진 양적완화 과정에서 연준은 총 4조5,000억달러의 채권을 사들인다. 다른 나라들도 속속 양적완화에 가세했다. 2013년에 일본이 ‘아베노믹스’라는 이름으로 엔화를 시장에 풀었고, 올 초에는 유로존이 양적완화 정책의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가시적인 성과는 뚜렷했다. 양적완화를 시행한 후 2008년 10%에 달했던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9월 5.9%까지 떨어졌다. 2008년 0%대였던 미국의 연간 성장률은 최근 들어 역사적 평균치인 3%대에 근접했다.
하지만 후유증 또한 적지 않다. 막대한 규모의 ‘돈풀기’로 인해 자산시장에 상당한 거품이 형성된 데다 향후 자금 회수에 따른 부작용이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팽배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온 주요국 간의 통화정책 공조가 깨진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과 달리 유럽과 일본, 중국 등은 오히려 추가 양적완화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국의 통화정책의 방향이 다르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함께 세계경제는 다시 시계제로의 상태에 놓이게 됐다”이라고 진단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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