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지역 기반 맹주들 떠나 예측 힘들어
충청도 표심은 늘 종잡기가 어렵다. 유권자들이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탓에 승패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선거 때마다 주인도 번번이 바뀌었다. 19대 총선에서 충청권 25석 가운데 새누리가 15석을 얻어 승리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대전, 충남ㆍ북, 세종 등 광역단체장을 새정치민주연합이 석권했다.
이번엔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맹주’들이 무대를 떠났기 때문이다. ‘포스트 JP’를 자임하며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던 강창희 전 국회의장,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완구 전 총리는 재판 중이라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대전에서는 주인이 사라졌거나 신설되는 선거구를 차지하려는 후보들 경쟁이 치열하다. 대전 터줏대감인 강창희 전 국회의장 불출마로 공석이 된 대전 중구에는 비례대표 현역의원을 포함해 10여명의 후보들이 거론된다. 분구가 예정된 대전 유성은 무려 20여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모두 현역인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 지역구를 피해 출마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악하고 있는 천안에서 새누리당이 깃발을 꽂을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역구 증설이 확실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역 의원들에 맞서 새누리당에서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밀었다. 충남 공주는 부여ㆍ청양 선거구와 합구될 가능성 커지면서 새누리당의 교통 정리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공주에서는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일찍부터 표밭갈이를 해왔고, 부여ㆍ청양은 이완구 전 총리의 지역구다.
충북의 최대 격전지인 청주에서는 3선인 현직 국회의원 4명이 모두 4선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충북 정치 1번지’인 청주 상당에서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한범덕 전 청주시장간에 10년만의 리턴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발을 들인 뒤 정치인으로 변신한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은 2006년 민선 4기 충북지사 선거에서 맞붙어 정 의원이 승리한 바 있다. 10년 만의 재대결을 위해 한 시장은 김형근 전 도의회의장과 신언관 전 충북도당공동위원장의 벽을 넘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청주 흥덕을은 터줏대감인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이 ‘카드기 시집 강매’논란에 휩싸이면서 새누리당 주자들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강원도 최대 격전지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조일현 지역위원장이 다섯 번째 혈투를 앞둔 홍천ㆍ횡성이다. 두 사람은 2000년 16대 총선부터 네 차례 연속 맞붙었다. 지금까지 전적은 2승1무1패로 황 의원이 우세하다.
청주=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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