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반응 없이 일단 침묵 모드
밖으론 “이합집산 불과” 평가절하
안으론 “인재 이탈 막아라” 단속
새누리당은 21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데 대해 일체의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안철수 신당이 친여권 성향 중도층의 지지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은 만큼 신당 창당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안철수 신당과 관련해 사실상 침묵했다. 안 의원의 신당 창당 발표 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조만간 안철수 당과 천정배 당이 연합하고 거기에 새정치연합 이탈 세력 등이 가세해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뒤죽박죽 야당’이 등장할 것 같다”고 힐난했을 뿐 당 공식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안 의원의 탈당 선언 직후인 지난 14일 김무성 대표가 최고위회의에서 “당내 공천권 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히는 등 일제히 비판에 나섰던 것과도 비교될 정도였다.
반면 장외에서는 안 의원을 향한 공세가 불을 뿜었다.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이로울 때는 붙고, 불리할 때는 떨어지고 하는 게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새로운 정치라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초ㆍ재선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서는 이노근 이원이 “그 동안 지켜본 안 의원은 무책임과 무능의 엑기스만 가진 분”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안철수 신당을 야당이 선거를 앞둔 시점이면 되풀이 하는 이합집산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하고 있지만, 내심 내년 총선에서 안철수 바람이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중도층을 중심으로 여당 지지층 일부를 흡수하면서 지지율에서 약진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안철수 신당이 여권 지지성향의 중도층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특히 크다. 새누리당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특히 수도권의 경우 야권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보다 여권 지지층 이탈로 인한 손실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신당의 인재영입 결과에 따라 안풍(安風)의 강도가 결정된다고 보고 집안단속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안 의원이 보수-진보로 양분된 정치지형을 보수(새누리)-중도(안철수 신당)-진보(새정치연합)으로 삼분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여권 인사가 신당에 가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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