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은 21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중도 노선을 특히 강조했다. 하지만 신당의 확장성은 인재영입ㆍ정책의 구체화 등 내부적인 요인과 기성 정당의 행보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당의 방향에 대해 ‘공정성장론’과 ‘보통사람론’을 강조하며 중도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은 경제정책이고 그 중심에는 공정성장론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성장론은 공정한 제도하에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안 의원이 지난 2년 동안 다듬은 중도개혁 구상의 골자다. 그는 또 “대기업과 부자는 좀 더 성공하고 행복해졌지만 모든 지역, 모든 세대와 대부분 계층은 어려워졌다”며 “저와 신당은 삶이 힘든 보통사람을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재벌ㆍ대기업이도, 사회적 약자도 아닌 보통사람 역시 중도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안 의원이 자신 있게 중도 신당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은 현재 정치 구도에서 중도층 만을 위한 정당이 없기 때문인 듯 하다. 안 의원 신당이 중도의 기치를 높게 세우면 세울수록, 기성 정치에 피로도가 높은 새누리당 지지 성향의 중도 우파와 새정치연합 지지 성향의 중도 좌파가 이탈할 공산이 클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윤태곤 정치평론가는 “새누리당이 이른바 친박 드라이브를 걸어 계속 오른쪽으로 가고 문재인 대표가 지금처럼 왼쪽(정통 진보)으로만 가면 중도지대의 공간이 많이 비게 된다”며 “정치 공학적 측면에선 성공 가능성이 충분해 안 의원 본인이 얼마나 지도자로 가능성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20대 총선 성적을 비롯한 성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의원은 신당의 이념 지형으로 중도를 표방한 만큼 새정치연합의 진보성향과 거리를 둔 채 무당파와 보수지지층까지 외연을 확장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한국의 이념지형은 전체를 10으로 볼 때 보수 3, 중도 5, 진보 2로 나뉜다는 것이 통설이어서 수치상으로만 보면 안철수 신당은 50%의 지지율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성공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안철수 신당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노선에 맞는 중도명망가를 얼마나 많이 영입해 선거에서 후보로 내세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또한 안철수 바람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신당의 성공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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