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21일 의욕적인 신당 창당 구상을 밝혔다. 내년 2월초까지 신당을 출범시켜 4ㆍ13 총선에 임하되,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대ㆍ통합은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신당의 당면 목표는 4ㆍ13 총선에서 여당의 개헌가능 의석(200석)을 저지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정권교체가 가능한 수권정당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로써 4ㆍ13 총선은 3각 대결에 가까운 일여(一與) 다야(多野) 구도로 치러질 것이 확실해졌다. 이런 선거구도는 수도권을 비롯한 전통적 여야 경합지역에서 우선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안철수 신당’의 세력 확장성이 제1야당에서 이탈한 지지자보다는, 여당의 강경보수화 성향에 반발한 온건보수 성향과 무당파(無黨派)층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당으로서도 긴장을 늦추기 어려워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신당의 세력 확장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신당은 16.4~18.6%의 지지율로 새누리당(26.6~35.2%)ㆍ새정치민주연합(23.0~28.0%)과 함께 정립(鼎立)구도를 이루었다. 안 의원 탈당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새누리당 지지율이 눈에 띄게 빠졌다. 한편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 창당 작업이 본격화해 호남 민심을 흔들 경우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타격 또한 만만하지 않을 전망이다.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과는 달리 천 의원 등과의 세력연대ㆍ통합 가능성을 열어 두고, 천 의원 또한 이에 화답하는 듯한 손짓을 보내고 있다.
내년 20대 총선이 종래의 여야 맞대결 구도에서 3자 대결 구도로 바뀌는 것 자체를 반기기는 어렵다. 유권자들의 선택의 혼란이 심해지고, 꾸준한 지지도 격차와는 딴판인 엉뚱한 선거결과를 보일 수 있다. 그에 따른 사표(死票)의 증가는 잇따른 선거구 재획정의 기초인 ‘표의 등가성’원칙과 더욱 멀어진다. 그러나 여야 각각의 적극적 지지자가 아닌 유권자들이 그나마 덜 싫은 정당이나 후보에게 표를 던지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하는 선거행태에는 작지 않은 긍정적 변화를 부를 것으로 기대된다. 투표 참여자가 늘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정당과 후보에 투표하는 능동적 선택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까지 안 의원이 밝힌 구상에 따르는 한, 신당이 오랫동안 소외됐던 정치이념ㆍ성향 스펙트럼의 중간지대 유권자들과 일정한 공감대를 이룰 것으로 본다. 그 여부는 국민의 삶을 ‘공정 경제’시각으로 바라보고, 부패와 이분법ㆍ수구적 사고를 멀리하겠다는 구상을 안 의원이 얼마나 실천하는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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