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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침묵의 소장 질환, 내시경으로 조기진단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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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침묵의 소장 질환, 내시경으로 조기진단 해야

입력
2015.12.2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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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센터장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소장은 십이지장, 공장, 회장에 이르는 길고 구불구불한 기관으로, 펼쳤을 때 길이가 평균 6m에 달한다. 입, 항문과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내시경으로는 접근하기가 무척 어렵다. 문제를 찾아내기 어려운 이유다. 예컨대 소장암이 생겨나면 출혈, 장천공, 식욕부진을 동반한 체중감소 등 증상이 동반되지만 이런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널리 퍼진 뒤다. 소장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환자들은 특별한 증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장질환의 원인은 크게 가족력과 환경적 원인으로 나뉜다. 가족력이 있다면 소장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가족 중 용종증, 크론병, 셀리악병, 포이츠-에거스증후군,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 신경섬유종증, 리프라우메니 증후군 등이 나타난 바 있다면 소장 질환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

외적 요인은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이다. 육류 및 소금에 절인 훈제 음식 등 포화지방 함유율이 높은 음식을 주로 섭취할 때 발생률이 높아진다. 서구에서 소장암 발생 비율이 높은 것도 이런 생활습관과 무관하지 않다.

문제는 한국인의 생활습관이 날로 서구를 닮아가면서 비만과 대사성질환 등 서구형 질환의 발병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비만학회가 최근 발표한 ‘숫자로 보는 우리나라 비만’에 따르면 성인 국민 2명 중 1명은 비만 또는 과체중이고, 5명 중 1명은 복부비만이다. 소장암의 경우 소화기 암의 2% 내로 발생비율은 낮지만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예방과 검사가 필요하다.

소장질환은 대부분 성인이 된 이후에 발생하는데, 감각이 퇴화된 성인의 신경은 소장에 발생한 문제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뒷목의 뻣뻣함, 등 통증, 이명 등을 호소하는데, 원인은 후복강으로 궤양이 침범했기 때문일 수 있다. 유암종이 발생했을 때는 신경 내 분비세포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돼 얼굴과 가슴에 홍조가 생기거나 설사, 기관지 천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내 출혈이 시작되면 빈혈이 뒤따를 수 있다.

소장질환 진단에는 복부촬영이나 영상의학진단기법 등이 동원된다. 위장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소장의 위치가 내시경이 삽입되는 입이나 항문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장 진단에는 CT 촬영이 선행된다.

그러나 CT로 해결이 안될 경우 캡슐내시경이나 이중풍선 소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캡슐을 삼켜 장 운동에 따라 이동하는 내시경이 소장 상태를 촬영하도록 하는 캡슐내시경 기법은 수면 마취제를 투여하지 않고, 통증도 없다. 또 검사자가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고, 복통이나 복부팽만감 등의 불편함도 뒤따르지 않는다. 소장 검사에 특화된 이중풍선 소장내시경은 특수풍선이 장착된 내시경을 소장에 삽입해 전체 소장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캡슐내시경과 이중풍선 소장내시경은 소장 질환을 발견하는 데 유용하지만 소장 질환 발생률이 일반적으로 높지 않은 데다 진단의 까다로움 등으로 검사 장비 자체가 없는 병원들이 대부분이다.

소장 질환은 위험성에 비해 사전 검사나 예방법이 잘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식습관을 개선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사전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해 예방과 조기진단에 힘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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