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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앞두고... 초등생 안타까운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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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앞두고... 초등생 안타까운 자살

입력
2015.1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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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다니는 엄마와 사는 11세 소녀

엄마 지방 출장 중 아파트서 투신

"선생님 드릴 선물 함께 준비하며

좋아했는데…" 친구들 눈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담임 선생님에게 과자 선물을 할 생각에 들떠 있던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아파트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3일 서울 서초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15분쯤 A(11)양이 자신이 살고 있던 서초구의 한 12층짜리 아파트 1층 주차장에 쓰러져 있는 것을 같은 아파트 단지 내 거주하는 이모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양의 집에서 A4용지 반장 분량의 자필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서에는 “엄마와 이모,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 외에 자살 동기를 추정할 만한 특별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던 A양은 주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5년 전 부모님이 이혼 한 뒤 A양은 어머니가 퇴근하기 전까지 주로 이웃에 사는 이모와 지내 왔다. 한 이웃은 “보통 엄마들끼리는 서로 친하게 알고 지내지만 A양과 어머니는 워낙 조용해 사정을 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에도 A양은 어머니가 지방 출장을 가 혼자 있었고, 저녁을 함께 먹으려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는 걸 이상하게 여긴 이모가 집으로 찾아갔다가 A양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뚜렷한 자살동기는 없지만 부모님의 이혼 후 어머니는 아침에 일찍 나가 밤 늦게 들어오고 자신은 이모 손에 길러지는 현실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게 가장 큰 정황”이라고 말했다.

A양이 다니는 초등학교 교감은 “A양을 맡았던 모든 선생님에게 확인한 결과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활달한 성격이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A양과 같은 반 친구라는 한 학생은 “몇몇 친구들끼리 크리스마스를 맞아 과자를 만들어 담임 선생님께 선물할 계획을 짜며 즐거워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투신 위치를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김경준기자 fr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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