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5개 병원 622명 환자 분석결과
65세 미만 콩팥암 환자에게서 콩팥 전부를 잘라내는 수술보다 일부를 잘라내는 부분 콩팥절제술이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정재승 해운대백병원 비뇨기과 교수 연구팀이 콩팥암 치료인 근치적 콩팥절제술과 부분 콩팥절제술의 수술 후 생존율 비교를 통해 65세 미만 환자에게서 부분 콩팥절제술이 생존율이 더 높았다고 24일 밝혔다.
콩팥암은 종양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했거나 25~30% 환자는 주위에 전이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콩팥암은 건강검진이나 소화기 질환 검사 중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런 콩팥암에 대해 10년 전까지는 종양을 포함, 콩팥을 완전히 제거하는 근치적 콩팥절제술이 콩팥암 치료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능하면 종양과 주위 정상 조직 일부만 제거하고 콩팥의 나머지는 남겨두는 부분 콩팥절제술이 권장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건강검진을 통해 크기가 작은 종양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콩팥 기능의 보존을 위해 부분 콩팥절제술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근치적 콩팥절제술로 한쪽 콩팥을 모두 제거하는 경우에는 남아 있는 콩팥 하나가 충분히 기능하지 못하면서 몸 속 노폐물이 쌓이고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는 등 건강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 암 연구 및 치료기구(EORTC)’에서 발표된 유일한 전향적 연구에 따르면 부분 콩팥절제술의 환자군이 근치적 콩팥절제술 환자군보다 전체 생존율이 높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부분 콩팥절제술의 생존율 향상 효과에 의구심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변 교수팀은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 근치적 콩팥절제술과 부분 콩팥절제술의 수술 후 콩팥 기능 및 전체 생존율 비교’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는 전국 5개 병원의 콩팥암 환자 자료를 토대로 부분 및 근치적 콩팥절제술을 시행 받은 1기 콩팥암 환자 각각 622명의 자료 분석으로 진행됐다.
수술 후 전체 생존율에서는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는 두 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65세 미만 젊은 환자에서는 부분 콩팥절제술 환자군의 5년 전체 생존율은 99.7%, 근치적 콩팥절제술 환자군은 96.3%로 부분 콩팥절제술에서 더 나은 생존율을 보였다.
변 교수는 “나이가 젊을수록 부분 콩팥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콩팥 기능을 회복하고 환자 수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암학회 공식저널(European Journal of Cancer)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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