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날인 24일 여의도 국회는 선거구 획정 및 쟁점 법안 최종 담판으로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
이날 양당 지도부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주재로 회동했지만 26일 재협상 기일만 잡아둔 채 세시간 만에 성과없이 헤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 지도부와 만나기 앞서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조속한 법안 마무리를 호소했다. 정 의장은 “이견이 없는 수백 건의 무쟁점 법안조차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12월 31일이 제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날이라 생각하고, 모든 법안들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를 차례로 방문, 쟁점 법안 처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이 낸 법안을 일점일획도 못고친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협상의 성패는 새누리당이 얼마나 유연성을 갖느냐에 달려있다”고 반박했고, 이종걸 원내대표는 “야당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한 보완장치를 만드는 것이 협상의 자세”라고 꼬집었다.
여야 지도부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인데 야당 인사들이 비타협의 강경일변도여서 법안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국민께 고발하는 심정으로 말씀 드린다”며 “야당은 여야 합의를 뒤집고 새로운 법안을 협상에 추가하는 등 경제활성화 노력에 훼방을 놓고 있다”고 따졌다.
이에 맞서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과연 쟁점 법안을 처리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야당책임론’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지금 이 시간부터 어떤 형태의 협상 제안도 모두 수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 원 원내대표가 햇님달님 이야기에 빗대 ‘떡을 다 줬더니 팔·다리도 달라고 한다’며 야당을 비판한 것을 두고 “햇님달님에 나오는 오누이가 노동자를 비롯한 절대다수 국민이면 호랑이는 친박 특권층과 재벌, 신자유주의”라며 “우리 당은 정부 여당이 요구하는 30개 중에서 28개를 합의처리 해드렸다. 청와대 인사들로부터 원유철 원내대표까지, 적반하장은 친박 인사들의 필수 자질처럼 보인다”고 비꼬았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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