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야권 구조 개편을 기치로 먼저 신당 창당을 추진해 왔지만 여론의 관심과 인물들이 안철수 신당으로 빠르게 쏠리는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천 의원은 24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기존 인물들이 (신당으로 옮겨) 부당하게 기득권을 쌓고 공천을 받는 것은 정치개혁의 방향에 아주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현역 의원들의 안철수 신당행으로 안철수 신당이 현역 비중이 높은 분당 이미지가 강한 점이 문제”라는 질문에 “저도 우려하고 있다”며 “지난번 광주 국회의원이 탈당했을 때 그런 우려를 표명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벌써부터 광주 지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 탈당설이 나돌고 있는 권은희 의원을 향해 “제가 생각하는 뉴DJ의 맨 앞에 서 있는 한 분이 권 의원”이라고 추켜세우며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천 의원은 4ㆍ29 재보선 출마 때부터 ‘새 인물들을 뉴 DJ(김대중)로 발굴해 호남 정치의 기득권 세력을 이겨 내겠다’고 독자 정치 세력화의 내세웠다. 그러면서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안 의원이 탈당 이후 자신이 개혁 대상으로 삼았던 호남 현역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 안으면서 천 의원 측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야권연대를 놓고도 양측의 미묘한 입장 차가 불거지고 있다. 안 의원은 친정인 새정치연합과 연대 가능성을 일축한 반면 천 의원은 “일여다야 구도가 현실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면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주는 것까지도 옳은 일인 것처럼 밀고 나갈 수 없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새정치연합 외곽에 포진한 두 신당 세력이 각축을 벌이면서 호남에서도 총선 후보가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천 의원의 국민회의 측에서는 안철수 신당의 급격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면서 흡수될 수 있다는 걱정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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