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16년, 빅데이터로 알아본 새해 트렌드는 무엇일까. 27일 다음소프트에 의하면, 내년 문화·소비 트렌드는 개인 중심적인 콘텐츠가 심화될 전망이다.
■ '취향'타는 소비 트렌드, 2016년 관통할까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는 내년 소비 트렌드의 핵심으로 '취향'을 꼽았다. 빅데이터 분석에서 취향의 언급량이 올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취향저격(전략적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콘텐츠나 제품을 생산하는 현상)'의 월별 언급량을 보면 올해 1∼6월 월평균 6만건을 유지하다가 9월 23만3,683건으로 급증했고, 10월(13만7,768건)과 11월(10만6,683건)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편집매장'과 '드럭스토어' 등 소비자가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여러 브랜드 상품을 모아놓은 매장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SNS에서 드럭스토어 언급량은 올해 31만5,299회로 2011년의 6배 이상으로 늘었고 편집매장은 같은 시기 3만7,744회 언급돼 2011년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뛰었다. 가성비를 꼼꼼히 따진 소비도 각광받는다. '가격 대비 성능비'의 준말인 '가성비'는 2011년부터 매년 평균 91%씩 늘어 올해 18만9,274회 언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신 유행에 따른 '따라하기'식 소비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NS상에서 '명품 가방 갖고 싶다·사고 싶다'는 글은 10만건당 언급량이 2011년 8.18회에서 2015년 7.3회로 떨어졌다.
■ 나홀로족 급부상…1인 트렌드의 명암
2011년 1월부터 올해 12월 22일까지 블로그(6억5,851만2,182건)와 트위터(79억7,357만5,800건)를 분석한 결과 2016년에도 '나홀로족' 세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NS에서 '혼자 밥 먹기'와 '혼자 술 마시기'의 줄임말인 '혼밥'과 '혼술'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만 1만5,485회 언급돼 지난해(2,244회)와 비교해 7배 이상 증가했고 2011년(807회)보다 20배 늘었다.
올해 혼밥·혼술의 연관 감성어로는 '즐기다'(771회) '멋있다'(240회) '맛있다'(218회)가 상위에 포진하면서 점차 긍정적인 인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지난해는 비슷한 감성어가 40∼70회 언급된 것에 그쳤고,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배고프다' '무섭다' '싫다' 등 부정적인 감성어가 상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할 때 큰 폭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유머 게시글 중에 '혼자 밥 먹기 레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러한 세태를 반영한다. 1단계 '편의점에서 혼자 라면 먹기', 2단계 '푸드코트에서 혼자 밥 먹기'부터 시작해 6∼7단계쯤 가면 '세련된 요릿집·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혼자 먹기'가 나온다. 마지막 9단계는 '술집에서 혼자 술 마시기'다.
이러한 나홀로족의 급부상은 최근 청년실업과 결혼 포기 등 심각한 사회문제의 부작용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미혼(未婚)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비혼(非婚)은 혼인할 의지가 없음을 뜻한다. '비혼'은 올해 16만604회 언급돼 지난해(4,198회)에 비해 약 30배 이상 증가했다. 이성과의 연애에 소극적인 '초식남'을 넘어서 이성과 아예 만나지 않는 '절식남'까지 등장했다. SNS에서 초식남·절식남 언급량은 2011년 9,873회에서 올해 1만4,695회로 40% 이상 늘었다.
'청년실업'은 올해 5만7,731회 언급돼 지난해(2만4,152회)의 2배 이상 증가했다. 청춘들은 청년실업으로 절규했고 불안해했다. 청년실업 관련어로 '절규'와 '불안'은 각각 1,910회, 790회 언급됐다. 청춘들이 가져야 할 사랑·희망·열정은 '고민(3,793회)' '아픔(2,715회)' '무시무시한(2,247회)' '상처받다(1,264회)' 등과 함께 언급돼 청춘들의 슬픈 자화상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경제적·심리적·사회 관계적으로 빈곤함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남과 함께 하는 문화가 젊은이들에게 부담스럽고 힘들게 다가온다며 '나홀로'가 대세가 된 사회를 우려했다.
■ 문화 콘텐츠 필수 요소는 '정보성 꿀팁'
올해 문화 트렌드는 급격하게 변화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 백선생'으로 대표되는 쿡방(요리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재미는 물론 깨알같은 '꿀팁(꿀+Tip)'이 트렌드로 부상했다. 실제로 다음소프트가 2011년 1월부터 올해 12월 22일까지 블로그(6억5,851만2,182건)와 트위터(79억7,357만5,800건)를 분석한 결과 꿀팁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 김풍 작가가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쳐
올해 '방송' 관련어로 꿀팁은 총 2만2,997회 언급돼 지난해(1,130회)에 비해 2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정보'는 올해 26만2,525회 언급돼 지난해(11만7,272회)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꿀팁 방송은 주로 쿡방(요리방송)이 주도했지만 내년에는 뷰티·헬스 분야까지도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 뷰티와 함께 언급된 꿀팁은 지난해 341회에 그쳤지만 올해 2,475회로 언급량이 크게 늘었다. '뷰티 유튜브'도 지난해 113회에서 올해 952회로 증가해 메이크업 기술을 유튜브 등 영상에 담은 모바일·인터넷 콘텐츠 관심량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문화의 향유에서도 결국 경제적인 이득을 추구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재미 플러스 알파(α)'를 최대로 줄 수 있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의식주에 대한 DIY(Do It Your Self·손수 만들기)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꿀팁을 주는 콘텐츠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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