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인사도 거론… 安과 영입 경쟁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비주류 진영의 거듭되는 사퇴 압박에 경찰대 교수 출신의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영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 대표는 추가 영입인사도 순차로 발표하면서 안팎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포석이다.
표 소장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와해되고 분열하는 제1 야당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기 때문”이라며 새정치연합 입당을 선언했다. 표 소장은 경찰대 교수로 재직 중에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의혹 사건의 수사를 촉구하다 교수직에서 물러났으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표 소장은 두 사건에 대해 “남은 진실의 발견은 오직 정치만 할 수 있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를 함께 하자며 연락하고 제안했던 안철수ㆍ김한길 전 대표와 천정배 의원, 정의당 등 여러 선배 정치인에게 무례하게 거절하고 무응대한 점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사람의 교체를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서 국민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나가겠다”며 “표 박사의 입당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는 추가 영입 대상으로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 대표는 장 교수를 두고 안철수 신당 측과 영입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안철수 대표와는 요즘이지만 장 교수님은 원래 우리 당하고 오랫동안 그런 관계를 가져왔다”고 답했다.
이로써 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인재 영입 전쟁도 가열되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이날 신당의 정강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30, 40대 우리 사회의 허리가 정치 소비자만이 아니라 생산자, 주체, 중심이 돼야 한다”며 “정치권에 들어오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창당 준비는 실무진이 맡고 안철수 의원이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인재 영입에 올인할 것”이라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도 좋지만 새 인물 발굴에 더 공을 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신당의 정책 기조를 발표하던 시각에 새정치연합이 표 소장의 입당 기자회견을 강행한 것은 맞불작전이라는 분석이다.
두 대권 후보의 인재영입 경쟁이 더 속도를 낼지는 새정치연합의 당 지도체제 전환 여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정치연합 수도권 및 중진 의원 67명은 “대표와 최고위원회의 총선 관련 권한을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조속히 위임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만약 문 대표가 이들의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인재 영입의 동력은 떨어질 수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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