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전남 강진에서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만나려다 만남이 불발되자 대신 정동영 전 의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7시35분 쯤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야권 통합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고 했지만, 손학규 전 고문께서 ‘오늘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셔서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 선배 정치인을 찾아 뵙는 것은 도리”라며 “통합여행의 시작 때부터 다른 분들, 제3자 등을 통해 (손 전 고문에게) 필요하고 가능한 때에 연락을 드리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의 당 운영에 항의하는 뜻으로 지난 7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대신 ‘통합을 위한 여행’을 떠나겠다며 당 안팎의 인사를 두루 만나고 있다.
그는 이날 불발된 손 전 고문과 만남을 다시 계획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추후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원내대표는 “서울로 돌아가기 전 광주에서 만날 사람을 만나고 가겠다”며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를 타고 송정역을 떠났다. 당초 이 원내대표는 광주 송정역에 도착한 뒤 차편으로 강진으로 이동, 손 전 고문과 만나 손 전 고문이 머물고 있는 강진 흙집에서 1박을 하고 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손 전 고문은 이런 사실이 공개된 후 방문을 사양하겠다는 뜻을 이 원내대표에게 전했다. 손 전 고문측은 사전에 일정을 조율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손 전 고문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전 연락이 없었다”며 “손 전 고문이 현재 강진 흙집에 있지만,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계획했던 일정이 불발된 이 원내대표는 차량 편으로 전북 모처로 이동, 정동영 전 의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전 의원이 이 원내대표의 연락을 받고 만나러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 원내대표와 만나기 전 칩거중인 순창을 떠나 전북 모처에서 아들 등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재인 대표도 지난 18일 전북 순창에서 정 전 의원을 만나 복당을 요청한 바 있어, 이 원내대표와 정 전 의원의 만남의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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