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눈이, 광이, 다랑쇄, 골서리, 개오리…. 이 재미나고 톡톡 튀는 명칭은 제주 오름의 이름들이다. 오름은 ‘오르다’라는 말에서 유래된 제주 방언으로 기생화산을 부르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제주도에는 368개의 오름이 있는데 그 중에서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있는 새별오름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에선 정월대보름날 해묵은 풀과 해충을 없애 좋은 목초를 소와 말에게 먹이기 위해 들불놓기를 하는데 제주어로 ‘방애(화입ㆍ火入) 놓는다’고 한다. 최영장군이 고려시대 반란을 일으킨 목마장의 몽골인들을 진압했던 전쟁터이기도 했다. 새별오름은 해발 519.3m로 정상에 오르면 낮은 오름들 사이로 지는 해와 먼 바다에 떠있는 비양도까지 감상할 수 있다.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철 지난 억새들을 보면 한해 동안 쌓였던 어수선한 마음도 씻겨 내려간다. 을미년 마지막 날 이곳 새별오름 정상에 오르면 저무는 낙조와 희망찬 새해를 한번에 품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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