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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강의 폰카일상] 병뚜껑과 맞바꾼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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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강의 폰카일상] 병뚜껑과 맞바꾼 추억

입력
2016.01.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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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의 한 주점 앞에 매달린 소주 병뚜껑이 이채롭다. 문 발에 대충 끼워만 두었을 뿐인데 오밀조밀 제법 분위기가 산다. 돌이켜보면 소주는 투명한 맛과 적당하게 센 알코올 도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 온 덕분에 오랜 세월 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헌데 그 깔끔한 맛과 적당한 도수는 병뚜껑 색깔이 다양해짐에 따라 초심을 잃고 말았다. 순하고 특별한 맛을 찾는 여성 애주가들 사이에서 과일소주가 인기를 끌었고 도수는 더욱 낮아져 급기야 와인보다 약한 소주 시대가 열렸다. 이젠 마지막 보루이던 가격마저 오르고 있다. 한 병에 4,000~5,000원이면 더 이상 서민의 술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나.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알록달록한 병뚜껑 아트가 왠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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