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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울리는 한 줄] 침묵해야 할 때인가

입력
2016.01.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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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신부는 "우리는 언제가 말할 때이고 언제가 침묵해야 할 때인지 구별할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안셀름 그륀 신부는 "우리는 언제가 말할 때이고 언제가 침묵해야 할 때인지 구별할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독일 출신의 안셀름 그륀 신부는 영혼을 위로하는 저서들로 이름을 알린 베네딕도회 사제다. ‘내 영혼의 치유제’(분도출판사)는 그가 4세기 이집트 수도승 에바그리우스의 ‘악한 생각 대처법’을 현대어로 풀어 쓴 책이다.

에바그리우스는 침묵해야 할 때 말을 강요하고, 말해야 할 때 침묵을 권고하는 헛된 영광의 생각이 들 때 우리는 “침묵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다”(코헬 3, 7)는 성서 구절을 되새겨야 한다고 썼다. 불필요하게 말을 이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필요한 상황인데도 입을 닫는 것 역시 부덕의 일종이라는 설명이다.

그륀 신부는 특히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저들이 무슨 까닭으로 치고 받고 싸우는지 내 알 바도 아니고…” 하는 식의 무신경과 침묵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쉴새 없이 지껄이는 유형은 “틈틈이 남의 말을 잘라먹는 것”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침묵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유형은 “뜻 모를 침묵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주위의 신경을 긁어 놓기” 때문이다. ‘헛된 영광’을 버리라는 권고에 숙연해진다. 침묵해야 할 때인가. 외쳐야 할 때인가.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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