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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 제2금융권은 조직 수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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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 제2금융권은 조직 수술 중

입력
2016.01.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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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먹거리만으론 앞길 막막… 조직 개편 앞다퉈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조직을 바꿔야 살 수 있다.’

새해 2금융권 회사들에 내려진 특명이다. 규제완화와 환경변화로 증권, 카드, 보험 등이 누려왔던 기존 먹거리는 점차 줄어드는 양상. 이런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또다른 먹거리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순식간에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증권 : IB와 자산관리를 강화하라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나 채권운용보다 자금 중개 등 IB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곳은 KDB대우증권을 인수하며 자기자본 8조원대 공룡 증권사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박현주 회장이 “글로벌 IB센터를 만들어 벤처모험자본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을 정도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종전 기업금융본부를 IB 1ㆍ2본부로 세분화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본부, 퇴직연금본부를 하나로 묶어 별도 IB그룹을 신설했다. 신한금융투자 또한 기존 IB그룹의 ‘기업금융본부’를 대기업ㆍ빅딜 위주의 ‘기업금융1본부’와 중소ㆍ중견기업 영업 중심의 ‘기업금융2본부’ 체제로 이원화했다.

3월부터 예ㆍ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등장하면서 자산관리 역량을 키우기 위한 조직개편도 잇따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작년 말 WM(자산관리)사업부와 상품총괄부문을 통합한 ‘WM전략본부’를 신설했고, SK증권도 WM사업부문과 모바일사업팀을 새롭게 만들었다.

카드: 해외로, 핀테크로

2000년대초 ‘카드 사태’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이 적극 육성하고 있는 핀테크 연계 사업에 적극 매달리고 있다. 카드업계 핀테크의 선두주자인 신한카드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빅데이터 트렌드연구소’를 설립했다. 카드결제 내역을 통해 소비패턴만을 분석하던 기존 빅데이터 사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복합적인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미래전망을 비즈니스 모델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하나카드도 외환카드와의 전산통합 직후인 작년 9월 ‘핀테크사업팀’ ‘플랫폼사업팀’ 등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미 포화된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곳도 있다. 현대카드ㆍ캐피탈은 작년 말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본부단위의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인원도 60% 가량 늘렸다. ‘해외기업문화팀’과 ‘해외HR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보험 : 자체 위험률을 산정하라

규제완화로 모처럼 ‘특수’를 맞은 보험사들은 위험률 관리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이율과 위험률 조정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하기로 하면서 자유롭게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은 상품개발부서를 ‘멀티 R&D(연구개발)’ 부서로 변경해 상품개발과 자체위험률 산정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고, 삼성생명도 ‘위험률 R&D’ 부서의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자체위험률을 산정할 경우 보다 세밀한 보험료 산정을 통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채널별 판매역량 강화에 나서는 곳들도 있다. KB손보는 다이렉트본부를 최고경영자(CEO) 직할 조직으로 두는 한편, ‘장기보험전략본부’와 ‘GA본부’등을 신설해 판매채널 별로 영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뒀다. 신한생명도 ‘디지털시너지부’를 신설해 모바일ㆍ인터넷 보험 등 디지털 금융관련 역량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상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조직개편은 물론 보다 혁신적인 상품과 전략을 통해 자체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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