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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해결 전망은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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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해결 전망은 밝아졌다

입력
2016.01.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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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재해예방대책에 합의했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의 세 의제인 사과와 보상, 재해예방대책 가운데 하나를 타결한 것이지만, 이 문제가 무려 8년 10개월을 끌어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가족대책위 등 세 주체는 12일 직업병 발병을 예방하기 위한 옴부즈맨 위원회를 설립하고 내부 재해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역학조사 등을 위해 외부 인사에게 사업장을 공개하고 전현 직원들을 접촉할 수 있도록 해 적극적 재해예방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런 자세를 이어가 이번 합의가 최종 합의로 가는 굵직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이 문제는 2007년 3월 기흥 반도체 공장의 여성 노동자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삼성전자의 다른 반도체 사업장에서도 백혈병ㆍ재생불량성 빈혈ㆍ유방암 환자가 잇따라 나왔다. 노동부가 반도체사업장 백혈병 발병 실태를 조사하고 법원이 산업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고, 피해자 가족이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보건ㆍ인권단체들이 반올림을 구성해 큰 사회적 쟁점이 됐다. 2014년에는 황유미씨의 사연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상영되기도 했다.

가족대책위 등 세 주체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를 했으나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다가 2014년 11월 제3의 중재기구를 구성한 이후 협의가 진전, 이번 재해예방대책 우선 합의에 이르렀다.

문제의 최종 해결을 위해서는 사과와 보상 문제도 타결해야 하고, 양측의 이견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더 많은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책임자인 권오현 부회장이 공개 사과하고 사과 서한을 보냈으며, 보상신청을 한 139명 중 81명에 대해 보상금 지급을 마쳤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나머지 피해자와 가족은 이를 거부하면서 삼성전자가 보다 성의 있는 자세로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해왔다. 반올림이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의 농성을 계속하기로 한 데서 이들의 정서를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의 양측 협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 사업장에서 일하다가 숨지거나 병을 얻은 직원과 그 가족의 고통을 최대한 인정하려는 삼성전자의 자세다. 자잘한 고려를 과감하게 버리고 통 큰 결단에 이를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간판기업으로 꼽혀온 국민적 인식에 걸맞게 적극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피해자와 가족이 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앞으로의 추가 중재 전망이 밝아져 조속히 문제가 최종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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