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13일 대국민 담화 및 신년 기자회견과 관련해 여당은 “고뇌에 찬 호소”라고 공감을 나타내며 야당을 향해 쟁점법안 처리 압박 강도를 높였다. 야당은 “안보ㆍ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이나 비전은 제시하지 않은 채 남 탓만 한 회견”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고뇌에 찬 대국민 호소로 한반도를 둘러싼 거센 도전들을 반드시 헤쳐나갈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가 표명된 담화”라며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께서는 국정을 지탱하는 두 축인 안보와 경제가 비상상황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관련법을 국회에서 빨리 통과시켜 달라는 절절한 호소를 하셨다”며 “새누리당은 이런 대통령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신의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안보와 경제위기 속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대통령의 고뇌에 찬 간절한 대국민 호소였다”며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경제활성화법 통과를 반드시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특히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고조되고 있는 안보 위협과 관련해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분명히 한 것은 국민으로서 매우 안심이 되는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신 대변인은 “미국, 중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해 북한이 더 이상 세계 평화를 뒤흔들지 못하도록 하고, 국회는 테러방지법 제정을 통해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야당을 거듭 압박했다.
반면 야당은 지도자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실망스런 회견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체적 국정 실패에 대한 반성은 없고 독선과 아집, 그리고 남 탓 버릇만 재확인 한 회견”이라고 힐난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특히 위안부 협상이 최상의 결과라는 자평은 국민감정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것”이라며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남 탓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는 쟁점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법안은 그 내용에 대해 (여야가) 서로 열어놓고 논의를 해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그저 통과시켜달라는 일방적 부탁만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 측도 “안보, 경제, 민생, 정치의 총체적 위기에 대한 대통령의 해법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창당준비위는 논평에서 “가계부채 증가, 전월세 대책, 영세 자영업자, 일자리 창출 등 정말 국민이 듣고 싶었던 서민경제의 어려움에 대해서 대통령은 어떤 정책 대안도 내놓지 못했다”며 “박 대통령이 여전히 국회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역사교사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변명은 말할 것도 없고 보육대란의 책임을 교육청에 떠넘기는 뻔뻔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으로 곤혹스러울 지경”이라고 논평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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