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이 ‘뼈 아프게, 변화하지 않을 수 없도록 역대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보다 강력한 응징을 통해 도발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고,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강경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아 당분간 대북 유화론은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소용없는 제제 안 해”가장 강력한 제재 천명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 처음부터 북한 4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강경 대응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핵실험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의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북한 핵 문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며 이전과 다른 대응을 강조했다. 1,2,3차 핵실험과 달리 수소탄 실험까지 넘보며 핵 위협을 다양화한 만큼 북한이 더 이상 비핵화에 나설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박 대통령은 ▦양자ㆍ다자적 차원에서 북한이 뼈 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 제재 조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 등을 거론했다.
우선 한미 양국이 제재조치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해왔다며 금융, 무역 등 새롭고 다양한 조치들을 포함시켜 아주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결의안을 만드는 데 정부의 외교력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북한의 돈줄을 죄고 불법 교역을 실질적으로 차단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여태까지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아프게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만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주변 관련국과 함께 양자 다자적 차원의 실효적 제재도 취하겠다고 밝히며, 중국의 동참을 압박했다.
개성공단 추가 조치 北에 달려, 확성기 무한 신뢰
북핵 대응 수단으로 개성공단 철수 조치까지 거론되는 데 대해 박 대통령은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에 취해진 출입 제한과 관련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하면서도, 북한의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면서 필요한 추가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추가적인 군사 도발에 나설 경우 대북 제재 수단으로 개성공단 폐쇄 또는 인력 철수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물론 박 대통령은 “지금 그런 극단적 상황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당장은 개성공단을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겠다는 신중한 입장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이라고 치켜세우며 당분간 중단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 맞대응 조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을 때를 떠올리며 “일각에서는 쓸데없고 무의미한 짓이라는 등 정부의 방침을 신뢰 안 하는 생각들로 남북관계를 더욱 힘들게 만들어갔지만 8ㆍ25 합의와 당국 회담, 이산가족 상봉 등을 이끌어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재차 밝혀, 독자 제재 일환으로 대북 방송을 한층 강화할 뜻을 피력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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