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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당선 소감, 쯔위 거론하며 中 향해 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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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당선 소감, 쯔위 거론하며 中 향해 포효

입력
2016.01.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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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 선거 당선자가 16일 밤 타이베이시의 민진당 당사 앞에서 열린 당선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만의 첫 여성 총통으로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선거 당선자가 16일 밤 타이베이시의 민진당 당사 앞에서 열린 당선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만의 첫 여성 총통으로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쯔위 사건’은 대만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이 차기 중화민국 총통인 저의 가장 큰 책무라는 것을 영원히 일깨워줄 것입니다.”

대만 민진당 주석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선거 당선자는 16일 밤 기자회견에서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周子瑜)가 최근 겪은 일을 직접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차이 당선자는 “한 건의 뉴스가 지난 이틀 동안 대만 사회를 뒤흔들었다”며 “한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연예인으로 16세인 이 여성은 중화민국의 국기를 들고 있는 (방송) 화면으로 인해 탄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차이 당선자는 “이 사건은 당파를 초월, 대만 인민들의 공통된 불만을 불러 일으켰다”며 “이 사건은 제게 강대한 이 나라를 외부에 대해서 일치 단결시키는 게 총통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줬다”고 강조했다. 차이 당선자는 이날 밤 총통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처음 가진 내ㆍ외신 기자회견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던 중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쯔위 논란을 거론했다. 이에 앞서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는 최근 한국의 한 인터넷 생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 15일 밤 중국 네티즌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동영상을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와 유튜브에 올렸다. 중국 네티즌이 쯔위의 행동을 중국이 고수하고 있는 ‘하나의 중국’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면서 트와이스의 중국 내 활동이 사실상 중단되는 등 무차별 압력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고 동영상이 나간 뒤 이번에는 대만의 여론이 들끓었다. 대만인은 칭찬받을 일을 하고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 사과를 하게 된 쯔위에게 동정심을 표하면서 중국에겐 분노심을 드러냈다. 특히 이 사건이 총통 선거 막판 쟁점으로 부상하며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 확장됐다. 차이 후보는 이날 아침 투표를 마친 뒤 “중화민국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국가와의 일체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억압받아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당 소속인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마저 “쯔위는 사과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대만 외교부도 “대만 국민들은 쯔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선거 전문가들은 쯔위 사건으로 반중 정서가 급속히 커지며 차이 후보가 압승을 거두는 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차이 당선자가 이날 전 세계가 지켜보는 당선 소감에서 쯔위 사건을 언급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차이 당선자는 이날 “대만의 민주 체제와 국가 정체성, 국제적 활동 공간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며 “어떤 형태의 압박도 양안 관계의 안정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관성이 있고 예측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 관계를 건립할 것”이라며 “양안은 모두 대등하고 존중하며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호 작용의 도(道)를 찾는 데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다만 “이미 약속한 대로 양안 관계의 현상을 유지할 것이며 앞으로 양안 관계를 처리할 때 적극 소통하고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이 당선자는 이어 “대만 인민들을 대표, 이번 대만의 민주 선거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대만은 국제 협력과 책임에 적극 참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내세워 대만의 국제적 활동을 제약하고 있는 것과 관련, 앞으로 국제 사회에서 대만의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타이베이=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중국 네티즌에게 사과하는 쯔위.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국 네티즌에게 사과하는 쯔위.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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