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17)가 국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던 일에 대해 “중국은 하나다”라며 16일 동영상을 통해 사과한 뒤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JYP)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17일 JYP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는 하루 종일 접속이 불가능했다. JYP 홈페이지뿐 아니라 트와이스와 원더걸스, 2PM 등 JYP 소속 그룹의 공식 홈페이지도 다운된 상태다. JYP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불특정 IP로부터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아 16일부터 JYP 인터넷 홈페이지가 다운됐다”고 밝혔다.
그림 2국제 해킹그룹인 어나니머스의 대만 해커들이 JYP엔터테인먼트를 비난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날 국제 해킹그룹 어나니머스 대만(Anonymous Tw)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JYP의 쯔위 사과와 관련해 불만을 표하며 JYP 홈페이지에 대한 인터넷 공격을 뜻하는 글을 수 차례 올렸다. 이날 오후 4시께는 “우리는 JYP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월요일(18일)까지 답이 없으면 또 다른 공격을 시작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SNS를 통한 대만 해커들의 위협에 대해 JYP 관계자는 “누가 디도스 공격을 했는지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확인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현재 JYP는 다운된 홈페이지를 복구 중이다.
JYP는 16일 “중국은 하나 밖에 없으며, 중국과 대만은 하나이며, 전 제가 중국인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고 여긴다”는 쯔위의 동영상 사과를 공개한 뒤 대만에서 역풍을 맞았다. 대만인들은 JYP가 두 차례에 걸쳐 쯔위 정치색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쯔위 본인의 사과 영상까지 내보내자 소속사가 사업상 이익 때문에 ‘굴욕적 사과’를 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박진영은 15일 “쯔위의 부모님을 대신하여 잘 가르치지 못한 제 잘못”이란 입장을 냈다.
쯔위의 사과 논란은 16일 펼쳐진 대만 총통선거와 맞물려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대만 105년 역사상 처음 여성 총통으로 당선된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도 당선 기자회견에서 ‘쯔위 논란’을 언급하며 “자국의 국기를 흔드는 일은 국민은 물론, 해외 이웃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일”이라는 말까지 했다. 대만 온라인 패션잡지사인 저스키는 JYP로부터 쯔위에 대한 매니지먼트 권리를 1억만대만달러(36억1900만원)에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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