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과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비정규직 목표관리 로드맵’을 마련한다. 또 인턴사원이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거나 저임금을 주는 ‘열정페이’ 관행을 근절키 위해 ‘인턴 보호 가이드라인’도 만들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2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런 내용의 ‘2016년 업무계획’을 공개했다. 계획의 핵심 목표는 비정규직 대책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해 고용의 질을 높이는 한편 장기적으로 비정규직 채용 남발을 막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11.2%)의 2배를 상회하는 22%의 비정규직 비율을 ‘비정규직 목표 관리 로드맵’으로 연도별 목표를 정해 체계적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감축 연도와 단계별 목표치는 올 상반기 중 기초연구를 통해 정할 방침이다. 또 공공부문이 정규직 고용 관행을 선도할 수 있도록 2013년부터 3년에 걸쳐 시행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계획’에 이어 올해부터 내년까지 ‘정규직 2단계 추가 전환 계획’도 수립해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활성화해 민간에도 정규직 전환을 퍼지도록 할 계획이다.
노사정 대타협의 결렬과 무관하게, 저성과자 해고를 뜻하는 ‘일반해고’와 근로자 동의 없는 사용자의 사규 변경을 일정 정도 허용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양대 지침도 조속히 확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까지 청년ㆍ중장년층 대상으로 운영하던 직업능력개발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Ⅱ’에서 청년층을 분리한 ‘청년 내 일 찾기 패키지’도 신설키로 했다. 이를 통해 13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 파견 업종 확대 등 정부의 노동개혁 법안은 격차 해소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비정규직의 숫자만 늘릴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고용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타당한 목적을 가질지는 모르겠으나, 비정규직을 줄이자는 방향과는 어긋난다”며 “비정규직을 줄이려면 비정규직으로 쓸 수 있는 사유를 제한하는 입구 통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대 지침도 정부 의도와 달리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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