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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법’ 장벽 못 넘은 여야... 선거구 획정도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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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법’ 장벽 못 넘은 여야... 선거구 획정도 난제

입력
2016.01.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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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주말 동안 선거구 획정과 노동 관련 법안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협상을 벌여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파견근로자보호법(파견법)과 선거구 획정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실패, 다른 쟁점법안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원샷법, 북한인권법은 일단 본회의 처리 합의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ㆍ김정훈 정책위의장ㆍ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ㆍ이목희 정책위의장은 24일 국회에서 만나 전날에 이어 이틀째 협상을 이어갔다. 이날 쟁점법안 협상은 전날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의 합의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타결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앞서 더민주는 원샷법이 대기업 특혜라며 10대 그룹에 적용하지 말자는 기존 입장을 포기하고 대신 모든 기업에게 적용한다는 새누리당 안을 그대로 수용했다.

원유철(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쟁점법안 협의를 위해 만나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원유철(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쟁점법안 협의를 위해 만나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북한인권법의 경우 “북한인권 증진 노력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 노력과 함께 추진 해야 한다”는 야당의 입장을 반영한 문구를 최종 조정해 처리하기로 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 실태조사와 정책개발을 위한 기구인 북한인권재단,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립, 여야 동수로 5명씩 추천해 구성하는 북한인권자문위원회 설치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두 법안이 29일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원샷법은 지난해 7월 9일 국회에 제출한 지 205일만에, 2012년 6월 발의된 북한인권법은 1,338일만에 빛을 보게 된다.

파견법 때문에 꽉 막힌 나머지 쟁점 협상

하지만 이날 협상은 노동개혁 4개 법안, 특히 파견법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파견법과 서비스발전기본법(서비스법), 그리고 선거구 획정 등을 한데 묶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돌파구를 찾기 어려웠다. 게다가 청와대 측이 이날 ‘파견법과 원샷법은 내용적으로 하나인 만큼 일괄처리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협상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목희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여야가 협상을 통해 답을 찾는 와중에 정부는 일방적으로‘저성과자 해고·취업규칙 변경 완화’라는 양대 지침까지 내놓았다”며 “정부, 여당이 야당과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이해 된다”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 문제의 경우 여야는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를 현재보다 7석 늘린 253석으로 하고 대신 비례대표를 47석으로 줄이자고 뜻을 모았다. 그러나 더민주는 후보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1월 안에 선거구 획정을 결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은 ‘민생법안-선거구획정’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면서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구 획정안만 처리하기에 국민이 바라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경제 활성화 부분이나 파견법을 포함한 노동법도 일괄 처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연계 처리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노동법 등 쟁점 법안에 선거법이 인질로 잡혀 있다”고 했고,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이 선거 유ㆍ불리에 따라 이런 태도를 유지하면 협상을 계속하는 게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서비스법과 테러방지법 역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서비스법은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공공성 확보 방안이, 테러방지법은 국가정보원에 대한 정보수집권 부여가 핵심 쟁점인데, 전날까지 이견을 상당히 좁혀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여야가 파견법과 연계 처리라는 장벽에 막히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추가 협상에서도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25일 원샷법을 다루기 위해 열릴 산업통상자원위원회나, 26일 원내대표단 재협상에서도 파견법을 둘러싼 쟁점이 해소되지 못하면 쟁점 법안의 1월 합의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 가게 된다. 그럴 경우 여야는 내달 1일 소집되는 2월 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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