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키우는 1인가구가 늘고 있다. 반려견을 키움으로써 혼자 사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려인이 외출했을 때 혼자 남겨진 반려견은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1인가구가 아닌 경우에도 낮시간 동안에는 가족들이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홀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반려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려견이 주인과 떨어져 있을 때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되는 것을 분리불안이라고 한다. 분리불안을 겪는 개들은 안절부절하지 못하거나 침을 과다하게 흘리거나 계속 짖거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행동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을 찾는 경우의 상당수가 분리불안 때문이라고 한다.
동물구조사이트 더애니멀레스큐사이트(The Animal Rescue Site)에 따르면 분리불안 증상을 보이는 반려견에게는 외출 전후 반려견과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할 것을 권한다. 즉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반려견이 흥분해 있다면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몇 분간 아는 체 하지 않고, 차분해진 이후에 반려견을 천천히 쓰다듬어 주는 것이다. 외출하기 직전도 마찬가지다. 반려견과 눈을 맞추거나 반려견을 만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 반려견의 분리불안 증상의 정도에 따라 외출 전후 5분에서 많게는 1시간 전부터 상호작용을 줄이면, 반려인에 대한 애착이나 혼자 남는 것에 대한 반려견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반려인이 입은 옷이나 이불 등을 반려견 곁에 두고 가는 것도 분리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려인의 체취를 맡으면 반려견이 혼자 있는 동안에도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다는 것. 반려견이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준비해 두는 것도 좋다. 한 번에 삼키는 게 아니라 오래 씹을 수 있는 반려견 전용 껌을 주면 반려인이 외출하는 동안 조금이나마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외출하기 전, 반려견과 가벼운 산책을 먼저 하는 것도 분리불안 완화에 도움이 된다. 산책은 반려견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혼자 남는 것에 대한 외로움과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다. 또 산책으로 반려견에게 필요한 활동량이 미리 충족되기 때문에 조급하거나 흥분되는 상태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반려인을 기다릴 수 있게 된다.
반려인과 떨어져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반려견에게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혜원 수의학 박사는 “반려견을 입양한 다음 매일 여러 차례 1,2분 정도 문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하고, 이를 5분, 10분 연장하는 식으로 연습하면 된다”며 “이 때 중요한 것은 외출하기 전 과도한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반려견에게 보호자가 꼭 돌아온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강아지 때부터 항상 붙어 생활하고 잠까지 함께 잤던 개들은 반려인과의 밀착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반려인이 외출했을 때 심한 분리불안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반려인과 떨어져 있는 연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반려견에게 반려인의 외출을 미리 알리느냐 여부는 반려견 특성에 따라 다르다. 외출하기 전 열쇠나 방울을 흔들어 미리 외출을 알려 반려견이 반려인의 외출을 알게 하는 게 분리불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열쇠 소리로 인해 반려견이 혼자 남겨졌을 때 부정적 경험을 떠올린다면 오히려 반려견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전찬한 이리온 교육 이사는 “반려견의 분리불안의 원인을 우선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대로 된 치료법을 알기 위해서는 전문의와 반려견의 증상에 대해 상담하고, 앞으로의 대처법과 치료법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상수현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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